윤종규 KB금융회장"비대면채널 킬러콘텐츠 발굴… 1등 KB 만들자"

창립 9주년행사 발언…자산관리·기업투자금융을 성장분야로 지목
벤처·중소기업 대출로 일자리 창출 정부 정책에 협력 의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9일 "비대면채널의 킬러콘텐츠 발굴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윤 회장은 이날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창립 9주년 행사에서 현 상황을 '플랫폼 플레이어들의 무한경쟁 시대'라고 규정하고 이같이 언급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호응을 얻고 소비자 금융 거래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모바일·디지털 금융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자본시장,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중소기업·소호(SOHO, 소규모 사업체) 금융, 디지털 금융 등을 미래 성장분야로 규정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국제 금융시장 진출에 관해서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며 "그룹 전체의 시각으로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좋은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도록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보안 취약점을 발견해 신고한 화이트 해커를 포상하는 '버그 바운티(Bug Bounty)'라는 제도가 있다고 소개하고서 고객 편의를 가로막는 규정이 있다면 관례와 타성을 넘어 확실하게 바꾸고 외부와도 능동적으로 소통하자고 제언했다.

또 현 상황이 "말은 신중하고 느리게 하지만, 행동은 민첩하게 한다는 눌언민행(訥言敏行)의 자세가 필요한 시대"라며 "자율적인 의사결정 및 실행이 가능한 새로운 조직 체계를 통해서 좀 더 기민하게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경영 방침을 밝혔다.윤 회장은 "우리 모두 열심히 달려 1등 금융으로 가는 장정 중 반환점을 돌았다"며 "확실하고도 단단한 '1등 KB'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순이익 기준 실적이 좋았으나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에 근소한 차이로 뒤진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그는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금융상품 제공, 중소·창업벤처기업 지원 기업지원 등에 힘써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일자리 선순환 경제'를 만들겠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뜻을 함께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