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경기 버팀목 됐지만… 4분기는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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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51억달러 사상최대수출은 지표만 놓고 보면 호조세가 뚜렷하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일부 업종 의존도가 높은 데다 긴 연휴를 앞두고 수출 기업들이 밀어내기 통관에 나선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분기에는 조업일수 감소와 통상 환경 악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반도체·유화·철강이 이끌어
4분기 전망은 밝지 않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55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1956년 수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61년 만에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1956년 이전 수출액이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사상 최대다.13대 주력 품목 중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이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9월 수출액은 96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였다.
그러나 수출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은 오히려 비관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9월 경기실사지수(BSI) 중 10월 업황 전망 BSI는 전 업종 중 반도체로 대표되는 전자만 100을 넘었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전체 수출 성과도 작년 9월 추석 및 파업으로 수출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와 이달 초 장기 연휴에 대비한 조기 통관 급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산업부는 이달부터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중앙은행(Fed)의 보유자산 축소, 환율 변동성 확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수출 증가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