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ITC 결정에 실망…현지 공장 계획에 영향 가능성"

청문회 거쳐 트럼프 대통령 최종 결정 예정
삼성전자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ITC에 대한 삼성의 입장'을 발표했다. 회사측은 "ITC의 결정에 실망스럽다"며 " 삼성 세탁기의 수입 제한은 선택을 제한하고 가격을 인상하고, 덜 혁신적인 세탁기를 제공함으로써 미국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ITC는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로 자국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ITC의 피해 판정은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앞으로 청문회 등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에 세탁기 관련 시설을 건립중에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공장건설 계획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또한 이러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북미 가전 제품 제조 시설을 설립하고 미국인이 만들고 미국 소비자에게 가장 혁신적인 세탁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앞으로 나올 구제조치가 이 공장의 건설과 가동을 저해(hinder)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 달라"며 이번 ITC의 결정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세이프가드 구제조치는 미국 기반의 노동자들을 지역별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가전시장의 공정성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내용이다. ITC는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피해 판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LG의 경우 일부 수출 세탁기를 국내에서 만들지만, 양사 모두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공장에서 제조·수출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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