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의 지갑을 열며]말리니 맛있다…빕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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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열며]는 한경닷컴 유통·소비팀 세 명의 기자들이 독자에게 건네는 '쇼핑 목록'입니다. 세상은 넓고 신상품은 많지만 우리의 지갑은 얇기만 하죠. 허투루 지갑을 열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이 상품 사야 돼 말아야 돼, '지갑을 열며'가 대신 고민해 드립니다. 이제 똑똑한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소비하는 인간)로 거듭나 볼까요. [편집자주]
'경양식'이 유행하던 시절, 양식 식사의 대표 주자는 돈까스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정통 서양식이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으며 돈까스는 스테이크에 '칼질'의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크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음식에 가깝다. 전문점에서 본격적으로 먹어야 하는 비싼 음식의 대표가 스테이크다. 그 중에도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것이 최근 유행하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려서 숙성시킨 스테이크'로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반 소고기보다 비싼 가격에 쉽게 맛보기는 어렵다.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는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런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3만원대에 맛볼 수 있다면 어떨까.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VIPS)는 지난 6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명절 음식이 슬슬 지겨워지는 시점에, 긴 연휴의 마무리로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선택하는 건 어떨까. [지갑을 열며]가 일반 스테이크와의 차이를 직접 경험해 본다.◆말리면 더 맛있어진다…'드라이에이징'
드라이에이징은 포장하지 않은 고기를 온도와 습도를 맞춘 숙성고에 노출해 숙성시키는 기법을 말한다. 일반적인 스테이크는 고기를 진공팩에 포장해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는 최소 2주일 이상을 숙성시키는 데다가 숙성 환경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숙성 과정에서 마른 겉 부분을 잘라내 버리고 속살 부분만을 이용한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가 일반 스테이크보다 비싼 이유다. 대신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맛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숙성 과정에서 육즙이 농축되고 감칠맛이 풍부해진다는 설명이다. ◆일반 스테이크와 다를까…"정말 다르다"
빕스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인 '골든 에이징 스테이크'는 호주산 등심(300g)을 이용한다. 가격은 같은 호주산 등심을 이용하는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250g, 2만5200원)보다 다소 비싼 3만9800원. 고기 맛의 비교를 위해 두 가지 등심 스테이크를 모두 주문했다. 두 스테이크는 겉보기로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의 경우 그릴과 오븐을 이용한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 스테이크라면 골든에이징 스테이크는 팬프라잉을 강조해 겉면이 더 바삭하게 구워져 있었다. 오븐에서 구워낼 때 접시까지 함께 데워내 따뜻함이 유지됐다는 점도 차이점.
이 때문에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는 아스파라거스와 파프리카, 구운 마늘 등 가니시와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한 접시에 올라 있었던 반면 골든 에이징 스테이크에는 가니시와 3종의 소스가 따로 제공된다.
맛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반 스테이크에 비해 고기의 풍미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소고기의 맛이 농축된 느낌. 스테이크 소스나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없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고기 자체에서 진한 맛이 느껴진다. 반면 소고기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웻에이징 스테이크를 더 선호할 수 있다. ◆1만4600원의 가치
그럼에도 스테이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골든에이징 스테이크의 손을 들어 주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맛'만 고려한다면 1만4600원이라는 가격 차이가 커 보이지는 않는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3만원대에 먹는다는 경험에는 분명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결국 '가성비' 앞에서 또 한 번 고민할 수 밖에 없다. 1만4600원에서 1200원만 보태면 빕스에서 가장 저렴한 스테이크인 뉴욕 스테이크를 하나 더 주문할 수 있다. 또는 7300원을 보태 샐러드바를 즐기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는 결국 'My No.1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지만 스테이크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빕스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경양식'이 유행하던 시절, 양식 식사의 대표 주자는 돈까스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정통 서양식이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으며 돈까스는 스테이크에 '칼질'의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크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음식에 가깝다. 전문점에서 본격적으로 먹어야 하는 비싼 음식의 대표가 스테이크다. 그 중에도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것이 최근 유행하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려서 숙성시킨 스테이크'로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반 소고기보다 비싼 가격에 쉽게 맛보기는 어렵다.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는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런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3만원대에 맛볼 수 있다면 어떨까.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VIPS)는 지난 6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명절 음식이 슬슬 지겨워지는 시점에, 긴 연휴의 마무리로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선택하는 건 어떨까. [지갑을 열며]가 일반 스테이크와의 차이를 직접 경험해 본다.◆말리면 더 맛있어진다…'드라이에이징'
드라이에이징은 포장하지 않은 고기를 온도와 습도를 맞춘 숙성고에 노출해 숙성시키는 기법을 말한다. 일반적인 스테이크는 고기를 진공팩에 포장해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는 최소 2주일 이상을 숙성시키는 데다가 숙성 환경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숙성 과정에서 마른 겉 부분을 잘라내 버리고 속살 부분만을 이용한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가 일반 스테이크보다 비싼 이유다. 대신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맛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숙성 과정에서 육즙이 농축되고 감칠맛이 풍부해진다는 설명이다. ◆일반 스테이크와 다를까…"정말 다르다"
빕스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인 '골든 에이징 스테이크'는 호주산 등심(300g)을 이용한다. 가격은 같은 호주산 등심을 이용하는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250g, 2만5200원)보다 다소 비싼 3만9800원. 고기 맛의 비교를 위해 두 가지 등심 스테이크를 모두 주문했다. 두 스테이크는 겉보기로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의 경우 그릴과 오븐을 이용한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 스테이크라면 골든에이징 스테이크는 팬프라잉을 강조해 겉면이 더 바삭하게 구워져 있었다. 오븐에서 구워낼 때 접시까지 함께 데워내 따뜻함이 유지됐다는 점도 차이점.
이 때문에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는 아스파라거스와 파프리카, 구운 마늘 등 가니시와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한 접시에 올라 있었던 반면 골든 에이징 스테이크에는 가니시와 3종의 소스가 따로 제공된다.
맛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반 스테이크에 비해 고기의 풍미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소고기의 맛이 농축된 느낌. 스테이크 소스나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없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고기 자체에서 진한 맛이 느껴진다. 반면 소고기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웻에이징 스테이크를 더 선호할 수 있다. ◆1만4600원의 가치
그럼에도 스테이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골든에이징 스테이크의 손을 들어 주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맛'만 고려한다면 1만4600원이라는 가격 차이가 커 보이지는 않는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3만원대에 먹는다는 경험에는 분명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결국 '가성비' 앞에서 또 한 번 고민할 수 밖에 없다. 1만4600원에서 1200원만 보태면 빕스에서 가장 저렴한 스테이크인 뉴욕 스테이크를 하나 더 주문할 수 있다. 또는 7300원을 보태 샐러드바를 즐기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는 결국 'My No.1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지만 스테이크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빕스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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