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구조조정 끝내고 4년 만에 흑자전환

빅데이터 이 종목

볕드는 태양광 사업…신용등급 상향 '청신호'
자회사 팔아 1조 유동성 확보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 지속
실적호전에 올 주가 30% 상승

미국·중국 수입규제 강화가 변수
한동안 구조조정에 신음했던 국내 최대 태양광업체 OCI가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이익을 쌓으며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알짜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 노력이 빛을 본 데다 주력 생산제품인 폴리실리콘(태양전지의 핵심원료)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악화일로였던 기업신용도에도 오랜만에 ‘청신호’가 켜졌다. 폴리실리콘값 상승과 수급 호조가 지속되면 ‘A’인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적 호조로 재무구조 개선OCI 주가는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30.24%(9월29일 종가 10만2500원) 뛰었다. 연초만 해도 7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이달 들어 1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회사는 2~3년 전만 해도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분주했다. 차입금이 늘어난 가운데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까지 악화된 여파가 컸다. 2012년 초 ㎏당 30달러 초반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월 1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속속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갚기 위해 OCI는 주요 자산을 내다팔았다. 2014년 OCI SNF(942억원)를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OCI케미칼(4900억원), OCI머티리얼즈(4700억원) 등 알짜 자회사를 연이어 처분해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실적도 개선세로 돌아섰다. OCI는 지난해 1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도 10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원가 절감과 고순도 제품 제조기술을 앞세워 폴리실리콘 사업의 안정성을 높인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본블랙, 벤젠 등을 생산하는 화학 사업부문에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재무구조도 안정을 찾고 있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빚을 갚아 2014년 2조7383억원에 달하던 차입금을 올 상반기 1조8879억원까지 줄였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 규모는 5716억원에서 7472억원으로 늘어났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수년간의 공급과잉으로 글로벌 폴리실리콘 사업자가 재편됐다”며 “OCI가 올 들어 말레이시아 생산설비를 인수하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선 만큼 가격 상승기를 맞아 수익성 개선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OCI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724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411억원을 훌쩍 웃돈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해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높여 잡았다.◆신용등급 상향 기대

떨어진 신용등급이 오를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19.9%로 등급 상향 기준인 18%를 넘겼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1.7배)도 기준선인 3배 밑으로 떨어졌다. 2015년 초만 해도 ‘AA-’이던 이 회사 신용등급은 지난해 5월 두 단계 아래인 ‘A’까지 내려갔다.

시장에선 OCI가 ‘A+’ 등급으로 올라서기 위한 마지막 열쇠를 폴리실리콘 사업이 쥐고 있다고 본다.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올 들어 하락세를 탄 폴리실리콘값은 지난 4월19일 ㎏당 12.79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16.66달러(10월 4일 기준)까지 반등했다.다만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폴리실리콘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수입 태양광전지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적용을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는 연말께 한국산 폴리실리콘 관련 반덤핑 관세율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무역 규제는 위험 요인이지만 수요 증가로 올 4분기에도 폴리실리콘은 ㎏당 16달러를 웃도는 가격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