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성공하려면 자동차·화학·제약 분야 등 협업할 기술 갖춰야"

지석구 KIC 유럽센터장
“제약, 자동차, 화학, 의료 등은 유럽이 앞선 분야입니다. 이런 분야 대기업들과 협력할 기회를 찾으면 세계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독일 베를린 사무실에서 만난 지석구 글로벌혁신센터(KIC) 유럽 센터장(사진)은 유럽 진출을 노리는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이같이 조언했다. KIC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으로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럽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지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지 센터장은 “유럽은 한국과 거리가 멀고 나라마다 제도와 문화가 달라 성공이 쉽지 않은 시장”이라며 “독일에서 성공한다고 프랑스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못지않은 대형 시장인 만큼 매력은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럽 진출을 위해선 서비스보다는 특화 기술·제품을 갖춘 기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제약, 자동차 등 유럽이 앞선 분야에서 협업할 기술이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IC 유럽은 2013년 11월 벨기에 브뤼셀에 처음 설립됐다. 올해 5월 베를린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지 센터장은 “독일이 유럽의 중심인 데다 베를린이 창업 도시로 떠오르고 있어 이곳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위해 사무실도 제공하고 있다. 재활 트레이닝 솔루션 업체 네오펙트와 유전자 분석 및 분자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하임바이오텍, 모바일 광고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몰로코, 모바일 쇼핑몰 마케팅 솔루션 업체인 유니드컴즈 등 네 곳이 입주해 있다.

KIC 유럽은 기업이 독일에서 파트너를 찾거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일에서 창업하거나 독일에 진출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있다. 지 센터장은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들이 시골길에서 고생하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베를린=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