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 줄인 필러시술 '입소문'… 중국 시장 안착, 사드도 비켜가

병원열전

김덕규 닥터킨베인의원 원장
작은 동네의원 약점 딛고 신기술·서비스로 인기몰이
2014년 12월 중국 병원 개원을 추진하던 한 중국인 투자자가 인천 서구의 닥터킨베인의원을 찾았다. 김덕규 원장(45·사진)과 중국 진출 논의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만, 서울 강남 등의 주요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돌며 병원을 물색하고 있었다. 입소문을 듣고 김 원장을 찾았지만 정작 인천의 작은 동네의원과 계약을 맺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김 원장은 그 자리에서 중국인 투자자에게 “필러시술을 직접 받아보고 판단하라”고 했다. 자신이 개발한 시술을 받아보면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시술을 받은 중국인 투자자는 바로 계약을 맺자고 했다. 2015년 옌타이에 중국의 첫 번째 킨베인의원 문을 열었다. 김 원장이 의료 기술과 경영 지원을 하고 중국인 투자자가 병원 개설 자금을 댔다. 지난해에는 핑두, 칭다오에도 개원했다. 김 원장은 “내년 상하이 병원 개원 논의를 하고 있다”며 “중국 전역에 킨베인의원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김 원장은 2013년까지 수년간 서울 강남 피부과 등에서 월급의사로 근무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필러시술 고객이 통증, 짧은 지속 기간, 이물감 등에 큰 불편을 느낀다는 데 주목했다. 시술도구를 만들고 주입방법을 달리해 불편을 줄인 필러시술을 개발했다. 입소문을 듣고 환자가 몰렸다. 그가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는 중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여파도 비켜갔다.

중국에서 번 수입의 5%는 현지인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이를 정례화해 사회공헌단체도 세울 방침이다. 이 같은 경영철학이 신뢰를 높이고 있다.

화장품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09년 효모를 이용해 만든 첫 화장품은 일본 미국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새로운 천연물질을 활용한 마스크팩을 출시했다. 그는 “신물질을 원료로 각종 바이오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를 창업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