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앤컴퍼니, 70개 경쟁사 욕실제품 공동판매 나선다

논현동 사옥에 '로얄라운지' 개장

여러 업체 모여 원스톱 서비스
건축 도서관·갤러리 등도 조성
연내 화성에 로얄아울렛 개장
"고품질로 욕실名家 지켜낼 것"
욕실 전문기업인 로얄앤컴퍼니(옛 로얄토토)가 70여 개 경쟁사와 손잡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기존 사옥을 로얄라운지로 새롭게 선보였다. 고급 세면기와 샤워기, 양변기 등 90여 종에 달하는 로얄앤컴퍼니 욕실제품 이외에 새턴바스(욕조, 세면기) 하나로바스(히노키 욕조, 부스) 토탈마블(세면기, 액세서리) 필립스(조명) 힘펠(환풍기) 등 70여 개 욕실·리빙 브랜드와 함께 전시판매장을 꾸몄다. 각 욕실제품 제조사와 도매 유통 대리점주, 일반 소비자, 인테리어 업자들이 모두 만날 수 있는 라운지(lounge) 형태의 마케팅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단순 전시장 아니라 새 욕실 플랫폼”박종욱 로얄앤컴퍼니 대표(사진)는 11일 로얄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다양한 욕실 자재 메이커(파트너사)와 최종 소비자, 인테리어 전문업자들이 소통하고 공동 판매·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욕실 유통 플랫폼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1970년 박신규 회장(박종욱 대표 부친)이 설립한 로얄금속기업사가 전신인 로얄앤컴퍼니는 1980년 일본 토토사와 기술제휴해 합작에 나서면서 고기능·고품질 욕실 업체로 알려졌다. 2009년 토토와 결별하고 현 사명으로 변경, 독립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섰다. 로얄앤컴퍼니는 그동안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축했다. 최근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로 꼽던 욕실제품 기업들과 손잡고 함께 전시장을 꾸며 공동 판매에 나선 것이다.

박 대표는 “과거엔 우리가 수도꼭지, 비데, 도기, 타일 등을 모두 제조해 욕실을 꾸미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세면기만 봐도 도기, 대리석, 스테인리스스틸 등 다양한 소재의 제품을 찾는 식으로 소비자 니즈(욕구)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여러 업체가 힘을 모아 소비자 및 도매 유통업자, 인테리어업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로얄라운지에는 11개의 욕실 패키지(하나의 욕실을 그대로 완성해 놓은 모델) 외에도 지하 1층에 욕실 및 인테리어, 건축과 관련한 약 2만 권의 전문도서를 갖춘 도서관을 새로 조성했다. 기존에 있던 레스토랑과 와인바(지상 1~2층), 갤러리(지하 1층) 공간은 유지·확대했다. 아카데미 렉처홀(지상 6층)에선 예술과 문학, 인테리어 등 인문학 중심 강좌를 연 150회 연다. 경기 화성시 9만9000여㎡ 부지에 7개 동으로 완성한 본사에도 올해 안에 비슷한 개념의 로얄아울렛을 열 계획이다.

◆고품질 욕실 전문기업 지향

박 대표는 국내 욕실제품 제조사들이 ‘저가 제품의 늪’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중국 등에서 만든 저가제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B2B시장에선 과당경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국내 공장들도 저임금 국가로 떠나면서 품질 개선이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등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한샘 등 대형 인테리어·가구 업체 및 KCC 등 건축자재 업체들과의 경쟁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대형 업체에는 두려움이 없지만 오히려 기발한 고기능성 수건걸이, 휴지걸이를 제조하는 욕실 전문 액세서리 기업을 보고 한계를 느낀 적은 있다”며 “욕실에 관해선 로얄앤컴퍼니가 일류 제품을 제조하고 있고 소비자도 그 차이를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