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네트워크, 多잡는 '한국형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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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MBA, 4차 산업혁명 융합 과정 뜬다한국3M에서 디지털마케팅을 맡고 있는 양형우 대리에게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MBA)’은 생애 ‘커리어’의 변곡점이 됐다. 2년 전 그는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했다. 처음엔 배울 점도 많았고 보람도 있었지만 3년 만에 ‘위기’가 왔다. 거대 조직에서 기계 부속품처럼 일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경력을 어떻게 살려나갈 수 있을지 답을 찾고 싶었던 것.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과감히 사표를 냈다. 해외 유수의 MBA도 생각해봤지만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한국형 MBA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 올해 초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학교 경력개발센터의 추천을 받아 졸업 전인 지난해 한국3M에 입사하는 데 성공했다. 양 대리는 “3M은 차기 글로벌 회장으로 오르내리는 본사 수석부회장이 한국인일 만큼 사내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은 편”이라며 “MBA가 글로벌 무대로의 도약대를 마련해 줬다”고 말했다.
한국형 MBA가 진화하고 있다. 자기 계발과 경력 전환을 위해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해외 주요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복수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또 과거 금융 마케팅 등 일부 분야에 쏠리던 데서 벗어나 최근 4차 산업혁명 특화 MBA나 가업 승계를 위한 MBA 등 다양한 커리큘럼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4차 산업혁명 대비 융합 과정 ‘인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드 등 신기술이 사회적 변혁을 가져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대학마다 특화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KAIST는 ‘빅데이터 및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커리큘럼을 강화해 전공별 특색에 맞춰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예를 들어 테크노경영MBA는 경영 문제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래밍부터 시작해 빅데이터의 이해와 통계적 분석 등을 학습한다. 정보미디어MBA도 사물인터넷(IoT)으로 얻어지는 빅데이터를 분석, 미디어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해 데이터베이스(DB)의 설계에서부터 통계 분석 기술까지 가르친다.
건국대는 올해 예술과 문화 분야에 특화된 전문경영인을 양성하는 ‘아트&컬쳐 MBA’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예술의 창의성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영학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마련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KS-MBA 프로그램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등을 포함한 ‘빅데이터 MBA’와 금융과 관련한 정보기술 및 서비스를 배울 수 있는 ‘핀테크 MBA’, 기술혁신을 이해하는 경영 전 분야의 통합적 사고방식을 익히는 ‘기술경영 MBA’ 등 세 가지 특화 과정이 있다.한양대는 국제화 경영인, 차세대 가업 승계 경영인 양성에 초점을 맞춘 인터내셔널 MBA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YES 트랙은 가족기업 경영 전문성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오너 경영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주대도 4차 산업혁명에 맞춰 빅데이터 핀테크 디자인 복지경영 등을 주제로 한 강좌를 새롭게 만들었다. 코칭 협상 IT비즈니스 창업벤처 연구기술경영 헬스케어 등 다양한 기업 및 사회 수요를 반영한 특화 전공 과정도 있다
해외 명문대 복수 학위 취득도 가능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핀란드 명문 알토대(옛 헬싱키경제대)와 손잡고 글로벌 복수학위 MBA 프로그램인 ‘알토 이그제큐티브 MBA(EMBA)’를 운영하고 있다. 1년6개월간 국내 과정을 이수한 뒤 2주간 핀란드 현지에서 교육을 마치면 국내 4년제 대학의 MBA와 알토 EMBA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성균관대 SKK GSB는 전일제 및 주말, 야간 등 MBA 과정을 미국 명문 인디애나대 켈리스쿨과 함께 운영 중이다. 특히 주말 과정인 이그제큐티브 MBA는 학생 전원이 켈리스쿨 MBA 학위와 SKK GSB MBA 학위를 동시 취득한다. 국내 전 과목의 55% 이상을 켈리스쿨 교수진이 강의한다.
세종대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연계한 복수 경영학 석사 과정인 ‘SAS MBA’를 운영하고 있다. 16개월짜리 온라인 석사과정과 9개월 일정의 미국 현지 석사과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