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모델링] 참치 의존도 줄이는 동원F&B…사업다각화에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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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쇼핑몰·식자재유통사…동원F&B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실적 변동성이 큰 참치통조림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덕분에 최근 참치값이 치솟는 가운데서도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본업의 사업환경 악화로 가라앉은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잇따라 인수…본업 부진 만회
"원가부담 줄여야 주가 반등"
동원F&B가 본격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선 건 2014년이다. 그해 유제품 가공 계열사 동원데어리푸드를 흡수합병했고,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단체급식·식자재유통)와 삼조쎌텍(조미식품)을 합쳤다. 과거 인수했던 자회사들을 ‘교통정리’해 중복영역을 없애고 각 사업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조치였다.이 회사는 이후 동원홈푸드를 통해 식자재 유통업체 금천(2015년)과 간편식 전문 온라인쇼핑몰 ‘더반찬’ 운영업체 더블유푸드마켓(2016년)을 잇달아 인수해 합병했다. 지난 4월엔 사료업체 두산생물자원을 사들였다. 동원F&B는 석 달 후인 7월 이 회사를 동원팜스와 합병해 사료사업을 일원화했다.
동원F&B는 잇따른 사업재편을 통해 주력인 참치통조림 사업 비중을 낮추고 있다. 이 사업 의존도가 클수록 참치 가격에 따라 실적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치 가공사업은 원재료인 참치값이 떨어지면 비용절감 효과로 이익이 늘지만, 반대 상황이 펼쳐지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014년 25%였던 동원F&B의 참치통조림 사업 매출 비중이 올해 20%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참치값이 치솟는 가운데 동원F&B의 사업다각화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초 t당 900달러였던 참치 가격은 이달 210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동원F&B는 이런 악재 속에서도 햄 어묵 김 치즈 등 가공식품 및 소스 식자재유통 급식 등 나머지 사업에서 선전한 덕분에 예년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동원F&B는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인 참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증시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원F&B는 19만2000원으로 장을 마쳐 참치값이 오르기 시작한 작년 초(1월4일 종가 기준 39만3000원)보다 51.1% 떨어졌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