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공론조사 토론장 '후끈'… 박수·웃음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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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단 집중도 최고…꼼꼼히 받아적으며 경청
14일 신고리5·6호기공론조사 종합토론회가 열린 충남 천안 계성원 비전홀은 토론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찢어진 청바지와 후드 차림에 밝은 염색 머리를 한 20대부터 정장에 구두를 신은 중년, 등산복에 바람막이 점퍼를 입은 노인까지 471명의 시민참여단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이날 오전 9시 건설재개·건설중단 양측의 발표가 시작되자 시민참여단은 동시에 자료집을 꺼내 들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보통 주말이라면 늦잠을 잘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졸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안경을 벗고 책자를 눈 가까이 대가며 자료를 읽는 중년층 참가자, 발표자의 설명을 단 한자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책자에 밑줄을 치고 내용을 받아적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한 노년 참가자는 돋보기로 안내책자를 확대해가며 내용을 한 자 한 자 읽어나가기도 했다.
시민참여단은 발표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때로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가로젓는 등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양측의 발표가 끝난 뒤 참여단은 48개 조로 나눠 1시간 동안 분임토의를 했고,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발표시간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였으나, 질의·응답 시간에는 힘찬 박수 소리와 함께 때때로 웃음도 터져 나왔다.
건설중단·건설재개 양측이 '말의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불꽃 튀는 논리 대결을 벌였지만, 참여단은 진지하되 밝은 모습이었다.질문 1개에 1분, 답변에 2분으로 시간이 한정돼 있음에도 조별 대표가 궁금한 게 많다며 여러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내 청중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날카로운 질문도 웃음을 섞어 했다.
예를 들어 건설재개 측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수도권에 건설할 수 있지 않으냐"고 질문해 양측 대표자와 참여단이 모두 웃기도 했다.
이에 건설재개 측 정범진 산업부 전력정책 심의위원은 "수도권에 지을 수 있지만, 짓지 않는 게 많다.
명동 한복판 2억 원짜리 땅에 배추를 키워서 먹는 것은 낭비"라며 "뉴욕, 상하이처럼 원전을 도시 옆에 짓는 경우도 있다.
원전 40㎞ 이내 인구가 1천만 명인 곳도 있다"고 답했다.
정 위원은 "비싼 땅에 굳이 원전을 지으면 건설단가가 3배·4배가 비싸진다.
'원전이 안전하면 서울에 지으라'는 주장은 상식을 가진 사람은 하지 않는다"고 건설중단 측을 겨냥하기도 했다.
건설중단 측 섭외로 참석한 고리원전 인근 주민 이진섭 씨는 "난 반핵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암에 걸리고, 집사람, 장모가 암에 걸렸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우리 지역에 암 환자가 많다는 걸 알았다"며 "전 세계에 (원전을) 10기 이상 갖다 부은 곳이 없다.
왜 우리가 고통받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발달장애 아들 '균도'씨와 전국 도보투어로도 유명한 이씨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원전 인근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에 한수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처음 받아낸 바 있다.이날 1세션의 발표와 질의·응답은 KTV가 생중계했고,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연합뉴스
14일 신고리5·6호기공론조사 종합토론회가 열린 충남 천안 계성원 비전홀은 토론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찢어진 청바지와 후드 차림에 밝은 염색 머리를 한 20대부터 정장에 구두를 신은 중년, 등산복에 바람막이 점퍼를 입은 노인까지 471명의 시민참여단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이날 오전 9시 건설재개·건설중단 양측의 발표가 시작되자 시민참여단은 동시에 자료집을 꺼내 들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보통 주말이라면 늦잠을 잘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졸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안경을 벗고 책자를 눈 가까이 대가며 자료를 읽는 중년층 참가자, 발표자의 설명을 단 한자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책자에 밑줄을 치고 내용을 받아적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한 노년 참가자는 돋보기로 안내책자를 확대해가며 내용을 한 자 한 자 읽어나가기도 했다.
시민참여단은 발표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때로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가로젓는 등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양측의 발표가 끝난 뒤 참여단은 48개 조로 나눠 1시간 동안 분임토의를 했고,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발표시간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였으나, 질의·응답 시간에는 힘찬 박수 소리와 함께 때때로 웃음도 터져 나왔다.
건설중단·건설재개 양측이 '말의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불꽃 튀는 논리 대결을 벌였지만, 참여단은 진지하되 밝은 모습이었다.질문 1개에 1분, 답변에 2분으로 시간이 한정돼 있음에도 조별 대표가 궁금한 게 많다며 여러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내 청중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날카로운 질문도 웃음을 섞어 했다.
예를 들어 건설재개 측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수도권에 건설할 수 있지 않으냐"고 질문해 양측 대표자와 참여단이 모두 웃기도 했다.
이에 건설재개 측 정범진 산업부 전력정책 심의위원은 "수도권에 지을 수 있지만, 짓지 않는 게 많다.
명동 한복판 2억 원짜리 땅에 배추를 키워서 먹는 것은 낭비"라며 "뉴욕, 상하이처럼 원전을 도시 옆에 짓는 경우도 있다.
원전 40㎞ 이내 인구가 1천만 명인 곳도 있다"고 답했다.
정 위원은 "비싼 땅에 굳이 원전을 지으면 건설단가가 3배·4배가 비싸진다.
'원전이 안전하면 서울에 지으라'는 주장은 상식을 가진 사람은 하지 않는다"고 건설중단 측을 겨냥하기도 했다.
건설중단 측 섭외로 참석한 고리원전 인근 주민 이진섭 씨는 "난 반핵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암에 걸리고, 집사람, 장모가 암에 걸렸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우리 지역에 암 환자가 많다는 걸 알았다"며 "전 세계에 (원전을) 10기 이상 갖다 부은 곳이 없다.
왜 우리가 고통받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발달장애 아들 '균도'씨와 전국 도보투어로도 유명한 이씨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원전 인근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에 한수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처음 받아낸 바 있다.이날 1세션의 발표와 질의·응답은 KTV가 생중계했고,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