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역습… 제주항공 시총, 아시아나 넘어

대한항공 등 국내 대형 항공사 주가가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빠르게 덩치를 키우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애경그룹 계열)의 시가총액은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섰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550원(1.82%) 떨어진 2만975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23.1%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0.12% 하락했다. 7월 이후 31.7% 떨어졌다.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최근 두 항공사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대형 항공사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LCC들은 약진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지난 8월11일부터 아시아나항공 시총을 넘어섰다. 이날 기준 제주항공 시총은 9014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8589억원)을 앞서고 있다. 티웨이항공 지분 81.02%를 보유한 티웨이홀딩스도 이날 2.84%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은 이달 중 주관사를 선정해 내년 초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실적 전망이 항공사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보면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늘어난 459억원이다. 반면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3.2% 늘어나는 데 그치고 아시아나항공은 16.3%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대형사는 실적 의존도가 높은 중국 노선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크게 흔들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중국노선 고객은 작년 같은 달보다 21.3% 줄었다. 이에 비해 LCC들은 노선 다변화로 대응하면서 빠르게 수익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제주항공을 이용한 여객(인천국제공항 기준)은 38만여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4% 늘어났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