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채 선물 매도 한달 만에 멈췄다

10년물 2498억 순매수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선물 매도세가 약 한 달 만에 멈췄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2498계약(액면가 2498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선물을 순매수했다. 전날 556계약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15일 이후 사상 최장인 15거래일 연속 10년 만기 국채 선물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만 3조원이 넘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위험)가 고조되면서 나타났던 외국인의 국채 현·선물 동반 매도세가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이후 국채 현물도 약 2조원어치 순매수했다.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채 매도세가 주춤해진 것은 맞지만 투자 심리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부장은 “이달 추석 연휴 직후 외국인이 순매수한 국채 중 상당량은 만기가 짧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이었다”며 “중장기 채권에 다시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연 1.25%인 기준금리를 연내 한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외국인이 국채 매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9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상과 관련된 언급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수세는 점차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0%포인트 오른 연 1.947%에 마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