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택배 전쟁이다" IT 공룡들, 물류 사업 격돌

미국 메릴랜드 주 그린벨트 시에서 빌딩 임대업을 하는 토비 보주토 씨는 입주민들이 주문한 택배 상자가 로비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바람에 골치가 아팠다.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몇층 몇호에 온 택배인지 확인하느라 인력과 시간을 들여야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얼마 전 희소식이 들려왔다.

아마존이 아파트에 직접 사물함을 설치하고 각 입주민에게 개별적으로 택배 상자를 넣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별도 공간을 운영하느라 들인 비용을 계산해보니 우리가 아직도 아마존 서비스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주토 씨의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아마존이 사물함 서비스 '허브(Hub)'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허브는 빌딩, 아파트 같은 공용 건물에 사물함을 설치해주고 세대별로 택배 상자를 넣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받아 물류 창고부터 고객의 문 앞까지 직배송하는 체계를 갖추려는 아마존의 야심이 담겼다.

아마존은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허브 서비스 출범을 재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보주토 씨의 빌딩 4개를 포함해 미국 내 건물 85만 개와 허브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IT 대기업들이 물류 사업에 이처럼 눈독을 들이는 것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앞다퉈 사업을 확장하면서부터 예고된 수순이었다.

아마존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서 유통망 확보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구글 같은 IT 태생의 기업도 속속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드론 사업인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은 지난 17일 호주 캔버라 인근에서 드론 배달 시범 서비스에 성공했다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드론은 자동차로 40분가량 걸리는 거리를 날아 물품을 정확한 주소지로 배달했으며, 따뜻한 멕시코 음식, 크고 작은 생활용품 등을 이상 없이 전달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알파벳은 특히 아마존에 대항해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인 월마트와 동맹을 맺기도 했다.

양사는 지난 9월 음성 명령 쇼핑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제휴하고, 구글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구글 홈(Home)으로 월마트에서 쇼핑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