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조스, 사업 무산 위기

2억3200만달러 조달해놓고…
창업자-운영진 내분에 거래 중지
지난 7월 가상화폐공개(ICO)로 2억3200만달러(약 2627억원)를 유치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테조스(Tezos)가 개발자와 운영진 간 분쟁으로 사업 무산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규모 ICO에 성공한 가상화폐 중 하나인 테조스가 경영권 싸움에 휘말렸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자산관리자와 부사장 등을 지낸 아서 브라이트먼과 브리지워터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아내 케이슬린이 공동 개발한 테조스는 ICO 당시 최대 규모 금액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테조스 개발진과 운영을 담당하는 스위스 재단과의 알력 다툼이 심화하면서 테조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는 내년에도 사용이 불투명해졌다.테조스도 다른 곳처럼 가상화폐로 회계처리가 가능한 스위스 소재 비영리재단과 손을 잡았다. 브라이트먼 측은 당초 견제와 균형을 통한 회사 독립성 향상을 위해 스위스 재단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재단 창립자인 요한 게르베스가 회사 운영에 심하게 간섭한다며 사업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재단 이사회에 보냈다.

게르베스는 “브라이트먼 측이 스위스 법률 구조를 악용해 재단 운영권을 장악하고 가상화폐 사업 진행을 수개월 지연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분쟁으로 투자자 사이에서도 논쟁이 벌어지면서 테조스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테조스에서 일어난 분쟁은 이곳에 투자한 사람은 물론 다른 가상화폐 투자자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가상화폐 자체의 투명성과 추진 사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