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성매매' 계속되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보건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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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에이즈 숨긴 성매매 여성 구속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가 감염 사실을 숨기고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에게 에이즈가 직접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남성만도 수십 명에 달한다.
한국만 신규 감염자 급증세
전문가 "조기진단 도입 시급"
부산 남부경찰서는 19일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과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A씨(26)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지적장애 2급인 A씨는 2010년에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기고 성매매를 했다가 적발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A씨는 지난 5월부터 10~20차례 성매매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앞서 지난 11일에는 경기 용인에서 C양(16)이 성매매 후 에이즈에 걸린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C양에게 에이즈를 옮겼거나 반대로 옮았을 가능성이 있는 성 매수 남성을 쫓았지만 시간이 흘러 휴대전화 기록이 삭제된 탓에 추적에 실패했다.
에이즈 확산이 계속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환자는 1만1000여 명(작년 말 기준)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신규 감염자가 줄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급증세다. 세계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는 200만 명(2014년 기준)으로 2000년(310만 명)보다 35% 감소한 반면 국내 발병자는 1062명(2016년 기준)으로 2000년(219명)의 네 배를 웃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국내 에이즈는 낮은 유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조기 진단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약을 먹으면 전염성이 거의 사라진다”며 “미국은 거부를 밝히지 않는 모든 병원 방문 환자에게 에이즈 검사를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수영/임락근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