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기 에이비온 대표 "국내 최초 동반진단 기반 신약 개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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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상을 표적하더라도 동반진단이 있으면 신약개발 성공률이 달라집니다. 에이비온은 국내 최초로 동반진단 기반의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17일 서울대학교에서 만난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사진)는 동반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약 개발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후보물질에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동반진단이 필수적이란 것이다.동반진단은 환자의 특정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보유 여부를 진단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신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 항암제동반진단사업단 단장을 역임한 동반진단 분야의 전문가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이 대표적인 동반진단 기반의 신약이다. 허셉틴은 암 세포 표면에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단백질이 정상 수준보다 많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동반진단 기기인 '허셉테스트'를 통해 HER2가 과발현된 환자에게만 사용하는 허셉틴은 지난해 세계에서 67억달러(약 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BN401, 내년 미국·한국 임상1상 진입서울대 약학대 교수인 신 대표는 2007년 에이비온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동물조직 분석 서비스를 하다가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2013년 신약개발을 본격화했다.
신 대표는 "내년 미국과 한국에서 'ABN401'의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동반진단 기술을 개발할 컨소시엄은 1~2개월 내에 꾸려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보유하고 있는 신약후보물질 중 ABN401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BN401은 암의 유발과 전이에 관여하는 'c-Met' 단백질이 과발현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다. c-Met은 위암 대장암 간암 등 고형암에서 주로 과발현된다. 에이비온은 컨소시엄에서 혈액을 통한 c-Met의 정량측정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전임상에서 ABN401의 위암 대상 유효성을 확인한 바 있다. 임상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BTD) 신청도 할 예정이다. BTD 승인을 받게 되면 2상 통과 시 조건부 판매가 가능하다.
그는 "BTD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미충족 의료 수요 및 바이오마커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c-Met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승인된 것이 없다. 일라이 릴리,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가 1세대 c-Met 억제제 개발에 도전했지만 1상에서 신장 독성을 보여 실패했다.
저분자 화합물인 ABN401은 신장 독성을 유발하는 분자 구조를 배제했기 때문에 혁신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이 물질을 2014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도입했다.신 대표는 "제넨텍 인사이트 아큘 등이 도전한 2세대 c-Met 억제제의 2,3상 단계 실패는 동반진단의 부재로 인한 것"이라며 "신약 개발에 있어 동반진단의 장점은 실패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생명공학기술혁신기구(BIO)에 따르면 동반진단을 적용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1상 단계에서의 시판허가 확률은 25.9%로, 그렇지 않은 경우의 8.4%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에이비온은 두경부암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표적하는
'ABN301'도 동반진단을 기반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국내 제약사와 ABN301의 약물전달시스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코스닥 상장 재추진
에이비온이 연구 및 전임상에 있는 후보물질의 다음 단계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자금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에이비온을 인수한 케이피엠테크는 세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참여해 14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중 35억원은 이미 집행됐다.
신 대표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재추진하자는 것이 1대 주주의 입장"이라며 "에이비온은 최첨단 기술을 토대로 신약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에이비온은 지난해 엔에이치스팩8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시도했다가 한국거래소의 합병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신약후보물질들의 개발 단계가 초기에 머무르고 있는 점이 미승인의 이유로 꼽힌다.ABN401의 내년 1상 진입 등이 성사되면 미승인 사유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케이피엠테크 측은 보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지난 17일 서울대학교에서 만난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사진)는 동반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약 개발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후보물질에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동반진단이 필수적이란 것이다.동반진단은 환자의 특정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보유 여부를 진단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신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 항암제동반진단사업단 단장을 역임한 동반진단 분야의 전문가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이 대표적인 동반진단 기반의 신약이다. 허셉틴은 암 세포 표면에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단백질이 정상 수준보다 많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동반진단 기기인 '허셉테스트'를 통해 HER2가 과발현된 환자에게만 사용하는 허셉틴은 지난해 세계에서 67억달러(약 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BN401, 내년 미국·한국 임상1상 진입서울대 약학대 교수인 신 대표는 2007년 에이비온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동물조직 분석 서비스를 하다가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2013년 신약개발을 본격화했다.
신 대표는 "내년 미국과 한국에서 'ABN401'의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동반진단 기술을 개발할 컨소시엄은 1~2개월 내에 꾸려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온은 보유하고 있는 신약후보물질 중 ABN401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BN401은 암의 유발과 전이에 관여하는 'c-Met' 단백질이 과발현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다. c-Met은 위암 대장암 간암 등 고형암에서 주로 과발현된다. 에이비온은 컨소시엄에서 혈액을 통한 c-Met의 정량측정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전임상에서 ABN401의 위암 대상 유효성을 확인한 바 있다. 임상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BTD) 신청도 할 예정이다. BTD 승인을 받게 되면 2상 통과 시 조건부 판매가 가능하다.
그는 "BTD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미충족 의료 수요 및 바이오마커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c-Met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승인된 것이 없다. 일라이 릴리,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가 1세대 c-Met 억제제 개발에 도전했지만 1상에서 신장 독성을 보여 실패했다.
저분자 화합물인 ABN401은 신장 독성을 유발하는 분자 구조를 배제했기 때문에 혁신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이 물질을 2014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도입했다.신 대표는 "제넨텍 인사이트 아큘 등이 도전한 2세대 c-Met 억제제의 2,3상 단계 실패는 동반진단의 부재로 인한 것"이라며 "신약 개발에 있어 동반진단의 장점은 실패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생명공학기술혁신기구(BIO)에 따르면 동반진단을 적용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1상 단계에서의 시판허가 확률은 25.9%로, 그렇지 않은 경우의 8.4%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에이비온은 두경부암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표적하는
'ABN301'도 동반진단을 기반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국내 제약사와 ABN301의 약물전달시스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코스닥 상장 재추진
에이비온이 연구 및 전임상에 있는 후보물질의 다음 단계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자금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에이비온을 인수한 케이피엠테크는 세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참여해 14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중 35억원은 이미 집행됐다.
신 대표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재추진하자는 것이 1대 주주의 입장"이라며 "에이비온은 최첨단 기술을 토대로 신약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에이비온은 지난해 엔에이치스팩8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시도했다가 한국거래소의 합병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신약후보물질들의 개발 단계가 초기에 머무르고 있는 점이 미승인의 이유로 꼽힌다.ABN401의 내년 1상 진입 등이 성사되면 미승인 사유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케이피엠테크 측은 보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