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적자에도 회사채 발행 '흥행'

300억 사전 청약에 750억 몰려
지난해 말 현대그룹을 떠나 롯데그룹 품에 안긴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가 적자를 낸 가운데서도 연이어 기관투자가의 투자를 받아내고 있다. 실적 악화 우려보다 롯데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점차 성장해 나갈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3년 만기 회사채 3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7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발행금액을 5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들어 잇달아 기관 자금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 3월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모집액(300억원)보다 많은 32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5월에는 사모펀드(PEF)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약 3000억원을 들여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이 회사 지분 31.59%를 사들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상반기 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택배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물류 투자 등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 탓이다. 롯데그룹 간판을 단 뒤 오히려 실적은 나빠졌다. 그럼에도 기관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에 이 회사에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또 다른 물류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합병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2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로지스틱스가 입주한 서울 남대문로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으로 사옥을 옮기면서 합병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