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 광화문광장 1.5배 공원…지하는 복합환승센터

서울시-국토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설계 당선작 결정…2019년 착공
국내 지하공간 최대 규모 개발…태양광 끌어들여 지하도 지상처럼 밝게
서울 강남 한복판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에 광화문광장 1.5배 규모의 공원이 생긴다.공원 지하에는 철도노선 5개가 지나가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태양광을 모아 지하로 확산시키는 시설을 통해 지하 4층에 있어도 마치 지상에 있는 것처럼 환한 빛을 접할 수 있게 만든다.

서울시는 세계적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참여한 '정림건축 설계 컨소시엄'의 '빛과 함께 걷다(LIGHTWALK)'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국제현상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삼성동 영동대로 하부에 지하 6층, 연면적 16만㎡ 규모의 대형 복합환승센터를 짓기로 하고, 올해 6월 말부터 국제현상 설계공모를 진행해왔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국내 지하공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다.

철도역사뿐 아니라 버스 환승 정류장, 전시장, 도서관, 박물관, 쇼핑몰 등이 들어선다.건설 과정에서 영동대로 일부(480m)를 지하화하고, 차량이 사라진 도로는 3만㎡ 규모 광장으로 만든다.

설계공모 당선작에는 정림건축, 공간건축,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 유신(토목·교통구조), 태조엔지니어링(철도 지반), 선진엔지니어링(도시)이 참여했다.

설계안에 따르면 복합환승센터는 지하 4층까지 태양광이 스며드는 공간이 된다.이를 위해 센터 상부 공원 중심부에 560m 길이의 '라이트 빔'을 설치한다.

라이트빔이 태양광을 흡수·집적하고 반사해 빛을 지하로 내려보낸다.
공원 가장자리에는 상록수 위주의 키 큰 나무를 심어 차량 소음을 차단하기로 했다.

공원 중앙은 콘서트, 불꽃놀이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서울시는 정림건축 컨소시엄과 올해 안에 설계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기본설계를 시작하기로 했다.

2019년 1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도미니크 페로는 이화여대 ECC를 설계해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다.

프랑스 파리의 미테랑도서관(프랑스국립도서관), 루브르박물관 우체국, 오스트리아 빈 DC타워 등을 설계했다.

한국의 대표적 건축설계회사 중 하나인 정림건축은 인천국제공항과 국립중앙박물관, 청와대 본관·춘추관 등을 설계한 곳이다.

이번 설계공모에는 세계적 건축디자인회사 KPF, 일본 니켄 세케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설계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 스튜디오도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강기호 심사위원장(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은 "당선작은 바쁜 활동으로 가득 찬 도심에 수목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만들고, 하늘이 열린 조용한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평안함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출품작과 달리 광장에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여러 행위가 벌어질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놓아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임진우 정림건축 대표는 "최근 정림건축이 설계한 코엑스몰 안 도서관 '별마당'은 지하공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며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도 지하로 자연광을 끌어들여 빛과 함께 거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환승센터 건설에는 총 1조3천억원이 투입된다.지하공간 개발사업비 5천316억원은 현대자동차가 내는 신사옥(GBC) 공공기여금과 교통개선대책분담금으로 충당하고, 철도건설비 7천751억원은 관계 법령에 따라 정부(4천65억원)·서울시(1천371억원)·민간(2천315억원)이 나눠 부담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