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레오나르도 다빈치 '살바토르 문디'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르네상스 시대에만 해도 잘 그렸다는 그림은 대개 얼마나 닮게 그리는지가 관건이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작품 ‘모나리자’는 명암법, 원근법, 해부학 등을 동원해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린 최초의 그림이기 때문에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다빈치가 1500년대에 제작한 ‘살바토르 문디(세계의 구원자)’ 역시 사실성이 뛰어난 걸작이다. 왼손에 크리스털 구슬을 들고,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있는 예수의 상반신을 드라마틱하게 잡아냈다.1600년대 초 영국의 찰스 1세 국왕이 소장한 이 그림은 여러 차례 유럽 귀족들의 손을 거치며 심한 덧칠 등으로 손상됐다. 1900년대 영국의 미술애호가 프레더릭 쿡의 손을 거쳐 1958년 소더비 경매에서 45파운드(약 6만7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후 50년 가까이 행방이 알려지지 않다가 2005년 다시 발견됐고, 진위를 감정하는 데만 6년이 걸려 2011년에야 비로소 다빈치의 진품으로 인정받았다.

AS 모나코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는 2013년 이 그림을 1억2750만달러(약 1520억원)에 사들여 소장하다가 다음달 15일 열리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추정가 1억달러(약 1130억원)에 내놓는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