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해외IR 간 김동녕 회장 "Yes, we can"

한세예스24홀딩스, 5년내 매출 3.6조 목표

기업 DNA가 바뀌었다
의류 OEM서 잇단 M&A로 패션브랜드·콘텐츠부문 거느려
고른 매출 비중 '삼두마차 체제'

OEM경쟁력 활용해 패션 시너지
부진했던 한세실업 베트남 증설
수직계열화로 이익 늘어날 것
“5년 후인 2022년엔 올해(예상치 2조4653억원)보다 약 50% 증가한 3조6683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입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 20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행사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약 8%의 안정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김동녕 회장은 “의류브랜드 계열사 한세엠케이, 한세드림과 문화콘텐츠 계열사 예스24, 동아출판이 지금의 실적 추세를 유지하고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열사 한세실업이 부진을 딛고 일어서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14년 만에 해외 IR행사에 참석했다.
◆패션브랜드, 문화콘텐츠로 확장

한세예스24홀딩스는 의류 OEM, 자체 의류브랜드, 문화콘텐츠 등 3개 사업부문에 7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다. 2014년까지만 해도 홀딩스 전체 매출(1조7284억원)에서 한세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할 만큼 의류 OEM 부문이 주축이었다.

그러나 잇단 인수합병(M&A)으로 그룹 구조가 바뀌었다. 홀딩스는 2011년 유아동복 브랜드 드림스코(현 한세드림)를 인수하면서 처음 자체브랜드 의류 판매를 시작했다. 2015년 캐주얼 브랜드 FRJ, 지난해 TBJ, 버커루, LPGA 브랜드를 보유한 엠케이트렌드(현 한세엠케이)를 사들이면서 의류브랜드 라인업을 갖췄다. 올해 예상 매출에서 의류브랜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7%다. 문화콘텐츠 부문 비중도 2003년 인수한 예스24가 2009년과 2011년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2014년 인수한 동아출판의 성장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올해 그룹 매출의 23.3%를 차지할 전망이다.의류브랜드, 문화콘텐츠 사업부문은 한세실업의 실적 부진을 메우고도 남을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5년 1조5865억원이던 한세실업 매출은 PB(자체상표) 상품을 공급하던 미국 월마트, 타깃 등의 유통사가 구조조정과 재고관리에 나서자 이듬해 1조5476억원으로 4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은 1423억원에서 816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세예스24의 전체 매출은 2조860억원에서 2조2400억원으로 7.4% 증가했다.

특히 한세드림의 매출세가 가파르다. 한세드림은 북유럽풍 디자인의 유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 인기에 힘입어 2014년 538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세 배 가까이로 증가한 1508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한세엠케이도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 NBA를 앞세워 지난해 매출이 9.9% 증가한 3185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의류 브랜드의 매출 증가로 의류 OEM사업과의 시너지도 커졌다”며 “패션계열사와 한세실업의 협업을 위한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문화콘텐츠 부문에 대해서는 “동아출판의 콘텐츠를 예스24가 판매하는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등 두 계열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영화, 음악, 도서 등을 망라하는 종합 콘텐츠사업으로 키우겠다”며 “문화콘텐츠 부문 매출은 올해 5736억원에서 2022년엔 8700억원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강화

주력 계열사인 한세실업도 내년엔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매출의 90% 이상이 미국 브랜드 갭, 아베크롬비 등에서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 자라(스페인), H&M(스웨덴) 등 유럽 브랜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8월 타결돼 내년 발효 가능성이 큰 유럽연합(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도 한세실업에 호재다.한세실업은 베트남 현지에서 수직계열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현지 염색업체 씨앤티비나를 인수했으며 올해 2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2019년 3공장 준공이 완료되면 베트남에서만 하루에 티셔츠 82만 장을 염색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다. 김 회장은 “저평가된 주식 가치도 장기적으로 실적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