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해결사' 떠오르는 채동욱

조양호·이중근 회장 사건 잇따라 수임

로펌 '서평' 세워 변호 업무
"'특수통' 출신…의뢰 몰리는 듯"
변호사로 새 출발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사진)이 변호사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굵직한 형사 사건을 잇따라 맡고 있어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회삿돈 유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변호인단에 채 전 총장이 최근 합류했다. 채 전 총장은 지난달 경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조 회장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30억원을 회사 자금으로 충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고 있다.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에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와 마찰을 빚고 ‘혼외자 의혹’이 터지면서 사퇴했다. 그는 지난 5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마친 뒤 8월 법무법인 서평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앞서 채 전 총장은 탈세,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변호진에도 합류했다. 채 전 총장이 소속된 서평이 해당 사건을 수임하면서 채 전 총장도 부영 변론을 맡게 됐다. 이 회장은 부인 명의의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열사 지분을 허위 신고했다가 공정위에 적발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채 전 총장은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통’ 출신으로 대기업 수사에 밝고 현직 검찰 고위직과 긴밀한 사이로 알려지면서 형사 사건 의뢰가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이 채 전 총장과 인연이 깊다. 채 전 총장이 2006~2007년 대검 수사기획관 시절 윤 지검장, 윤 차장을 휘하에 뒀다. 또 윤 지검장은 2013년 채 전 총장 지시로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에 투입됐다가 상부와 마찰을 빚고 좌천당하기도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