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직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공기업병은 옛말…이제 경쟁상대는 글로벌 컨설팅사"
입력
수정
한국생산성본부 60돌 글로벌 콘퍼런스한국생산성본부가 달라졌다. 한때 ‘공기업병(病)’에 걸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느슨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컨설팅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경쟁력이 높아졌다.
생산성본부의 변신 한가운데는 홍순직 회장(사진)이 있다. 홍 회장은 26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운영과 지속가능 경영분야 컨설팅에서는 국내 1위”라고 강조했다.1957년 정부가 설립한 생산성본부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그간 연구조사·교육·컨설팅·자격인증 등의 사업을 하며 정부의 ‘우산’ 아래 안주해왔다. 하지만 공무원, 대기업 임원, 대학 총장 등의 경력을 쌓은 홍 회장이 2014년 말 사령탑을 맡은 뒤 조직문화가 180도 바뀌었다. 글로벌 컨설팅사도 긴장시킬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생산성본부의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2015년 7%, 2016년 10.7%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400억원으로 컨설팅과 교육사업에서 절반씩 나올 예정이다.
생산성본부는 대학교 컨설팅 시장에선 국내 최강자다. 홍 회장이 2010년부터 5년간 전주비전대 총장을 지내며 학과를 통폐합하고 취업률 꼴찌 대학을 선두 대학으로 탈바꿈시킨 경험을 살려 직접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전문대 시장은 완전히 석권했고 4년제 대학교 시장에서는 삼일PwC와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성본부가 컨설팅을 맡은 대학은 모두 목표한 취업률을 달성했다”며 “청년 실업이 심각하지만 구인난을 겪는 기업도 많아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환경·윤리 경영 등을 진단하는 지속가능경영 컨설팅 분야에서도 생산성본부를 선두 반열에 올려놨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대표 기업 대다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그는 “삼성에서 근무할 당시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해 교육받은 것이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당시 산업통상부 전기과장(부이사관)을 끝으로 20년간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삼성으로 전직해 15년간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삼성SDI 부사장을 맡았다.
지난 3년간 생산성본부를 탈바꿈시키는데 앞장섰던 홍 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4차산업 혁명이다. 생산성본부는 지난달 정부로부터 4차산업 선도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관련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그는 “국내 기업들도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절약형 생산성 향상’ 대신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해 ‘혁신형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