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M&A 나선 셀트리온…서정진·임석정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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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홀딩스, CB 발행…해외기업 M&A 시동▶마켓인사이트 10월26일 오후 11시36분
서정진-임석정 '2000억 바이오 동맹' 떴다
임석정 CVC캐피털 한국 회장
셀트리온홀딩스 2대 주주로
서정진, 거물급 IB 인사 우군으로
"복제약 넘어 신약 개발 도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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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은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판매·유통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회장이 직접 지배하고 있다. 서 회장이 지분 93.86%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를 제외하면 모두 상장사다. 그룹의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육박하는 수준이지만 계열사들은 제3공장 건설 등 자금 수요가 많아 셀트리온홀딩스가 해외 M&A의 주체로 나서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M&A 실탄 마련을 위해 국내 투자은행(IB)업계의 최고 전문가인 임석정 CVC캐피털 한국 회장(전 JP모간 한국대표)을 2대 주주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해외 바이오 기업 M&A를 적극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올초부터 신약 개발 가능성이 큰 후보 물질을 가진 바이오벤처와 제약사를 적극 접촉해왔다. M&A뿐 아니라 임상 1, 2상까지 진행된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기술이전(라이선스인)도 검토 중이다.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넘어 신약 개발까지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 대부분 개발된 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경쟁사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 위기감으로 작용했다.
해외 판매유통사를 인수해 다국적 제약사에 의존하던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도 서 회장의 목표다. 셀트리온의 대표 제품인 램시마는 화이자가 판권을 갖고 있다.서 회장과 임 회장은 셀트리온 상장 초기인 2008년부터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2011년 JP모간 계열 사모펀드(PEF)인 원에쿼티파트너스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22.84% 투자와 2014년 셀트리온의 해외 CB 발행(3억달러) 등을 자문했다. 셀트리온이 부실 회계 의혹을 받으며 공매도세력에 시달리던 때여서 셀트리온의 잠재력을 인정해 준 임 회장을 서 회장이 깊이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이번 거래를 위해 2015년 한국 회장으로 취임한 유럽계 사모펀드 운용사 CVC를 떠나기로 했다. 당초 CVC 차원에서 셀트리온홀딩스 투자를 추진했지만 지분율과 기대수익률이 CVC의 내부 기준에 맞지 않아 독자적으로 프로젝트 펀드(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놓고 설립하는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단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CVC의 선임고문으로 남아 국내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를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1995년부터 20년간 한국JP모간을 이끈 임 회장은 IB업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투자은행가로 평가받는다. 2012년 KCC의 삼성에버랜드 2대 주주 지분 인수와 2015년 대만 2위 금융지주 푸본그룹의 현대라이프생명보험 지분 50% 인수 등 ‘깜짝거래’를 여럿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정영효/전예진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