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풀, 세탁기 이어 청소기도 무역분쟁 타깃 삼을 가능성"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보고서…"미국 백색가전 사업 M&A도 검토할 만"

한국 세탁기가 미국의 무역 제재 조치의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다음 타깃은 청소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9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발행한 '미국 가전산업 현황 및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청원을 낸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미국에서 연간 57만대의 청소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생산하는 청소기의 절반(52.3%)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또 미국 청소기 시장에서 25%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수준이다.이를 세탁기와 견주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청소기가 월풀에 더 중요한 품목임이 드러난다.

월풀은 미국에서 연간 2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는데 이는 월풀의 글로벌 생산에서 4.8%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이런 물량은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2% 안팎의 비중에 그친다.보고서는 이에 따라 "청소기 품목에 대한 월풀의 수입 규제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리드 일렉트로닉스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가전시장은 2016년 기준 258억6천800만 달러로 전 세계 가전시장의 25.0%를 차지한다.

중국 시장이 그다음으로 156억5천500만 달러(15.2%) 규모로 집계됐다.보고서는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을 지키기 위해 월풀 등 현지 가전기업을 중심으로 수입제품에 대한 덤핑 제소가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GE(제너럴 일렉트릭)의 가전사업을 인수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규모가 미미한 백색가전 사업을 M&A(인수합병)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우성제 수석연구원은 "월풀의 미국 내 세탁기 생산 규모는 20만대에 불과하다"며 "이 물량으로 인해 계속해서 무역 분쟁이 발생하는데 하이얼의 사례를 참조해 이를 인수함으로써 분쟁의 소지를 제거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