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탈당파 "이번주 통합 결단… 한국당 결정 지켜보겠다"

속도 내는 '보수통합'… 이번주가 중대 고비

분당 임박한 바른정당
김무성 등 탈당파 의원들 회동
탈당 시점·통합방식 등 논의
"최소 7~8명이 함께 움직일 것"

한국당, 11월 3일 '박근혜 출당' 결론
홍준표 대표-친박, 갈등 격화
최고위원들 의견 엇갈려
최고위 결정 다음주로 미룰 수도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보수 통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우 의원, 황영철 의원, 강길부 의원, 김무성 의원. 연합뉴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이번주 안에 탈당 등 ‘보수 통합’에 관한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바른정당 의원 7~8명이 함께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여부도 다음달 3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보수 통합 논의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은 29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에서 만나 보수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김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이다. 회동에는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황영철 정양석 의원이 참석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오신환 의원도 잠시 들러 의견을 전달했다.이들은 우선 다음달 1일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한국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자강파 의원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황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보수 대통합의 의미를 동료 의원들에게 최대한 전달하고,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보수 대통합은 거역할 수 없는 소명”이라며 자강파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탈당파는 또 다음달 3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논의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향후 행보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홍준표 대표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당의 혁신 조치들이 잘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가 결단을 내리는 데 한국당 최고위가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인원에 대해선 “최소 7~8명이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탈당파 의원 행보와 별도로 다음달 13일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당 대표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유승민 의원, 정운천 의원, 박유근 당 재정위원장, 하태경 의원, 정문헌 전 사무총장, 박인숙 의원(기호 순) 등 6명이 출마했다. 이들은 모두 자강파로 분류된다. 대표 선출 전에 탈당파가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홍 대표와 친박(친박근혜) 간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8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8선이나 되신 분이 새카만 후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협박이나 하다니 해 볼 테면 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서청원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자신이 서 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는 녹취록 논란에 대해 “음해”라고 규정했다. 홍 대표는 “정치판은 없는 것도 만들어 음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 의원 측은 “홍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얘기하고 있다”며 “(홍 대표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2010년과 2011년 당 대표 경선 때 홍 대표의 언론특보였다는 사실은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 측은 “곧 진실이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뒤인 지난 22일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내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박 전 대통령 출당을 놓고 최고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려 홍 대표가 제명 결정을 위한 최고위를 다음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 핵심인 서 의원과 최경환 의원의 출당을 놓고도 홍 대표와 친박 간 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