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충돌 발생시 며칠내 최대 30만명 사망"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핵무기 동원 배제한 분석
홍준표 '하루 6만명'과 비슷

중국·일본·러시아 개입으로 커지며
국제적 갈등 우려도 제기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핵무기가 동원되지 않더라도 처음 며칠 사이에 최대 3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의회조사국이 미 의원들에게 전달한 62쪽짜리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한반도 인구밀도를 고려할 때 군사충돌은 미국 시민 최소 10만여 명을 포함해 남한과 북한 인구 25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보고서는 북한이 1분당 1만 회 발사되는 포 사격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런 재래식 무기만 쓰더라도 교전 초기 며칠 동안 양측에서 3만 명에서 30만 명이 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분석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5일 방미 때 미 정부 측 추산임을 전제로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한·미가 북한의 장사정포를 궤멸시키는 데 1주일쯤 걸리고 그 사이 하루 6만 명씩 사망자가 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비슷하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 무력충돌 시 주한미군이 대거 투입되고, 이는 다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개입으로 확대되면서 분쟁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보고서는 “북한이 미 영토에 대해 이유 없이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 믿는 전문가들은 별로 없다”면서도 “위기가 고조될 경우 미 의회는 역내에서 미국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그 역할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핵이 주는 잠재적 위협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공격 위협이 없더라도) 중대한 조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의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우려를 갖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동시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외교를 재개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최대 전략 핵 기지로 꼽히는 노스다코타주 미노트 공군기지를 찾아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노트 공군기지는 미국 내 전략 핵 기지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 무기를 많이 보유한 곳으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최근 방문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우리의 핵 억지력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