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G-100] 선자령·계방산·월정사·하늘목장… 눈꽃으로 수놓은 '겨울 한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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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설국' 으로 떠나는 여행
트레킹 1번지 선자령과 계방산
선자령 아래 대관령면 횡계리는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린다. 대관령면 수하리에는 1999년 1월에 개장한 대관령스키박물관이 있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한국 스키의 원조격인 120여 년 전의 썰매 한 대를 포함해 우리나라 스키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계방산(1577.4m)은 환상적인 눈꽃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으로, 트레킹의 출발점인 운두령에서 정상까지의 표고 차가 488m에 불과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오를 수 있다. 빽빽한 원시림과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설경이 3월 초순까지 이어지는데, 정상 부근의 능선에는 아름드리 주목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인상적이다. 설악산, 오대산, 가리왕산, 금당산, 두타산, 태기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겨울에 눈부신 월정사 전나무 숲
오대산 자락에 있는 월정사로 들어가려면 1㎞ 남짓 이어지는 전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아름드리 전나무는 거인처럼 사람들을 굽어본다. 지금은 숲길이 됐지만 원래 월정사 전나무는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수령 500년을 넘긴 전나무들이 씨를 퍼뜨려 숲을 이룬 것이다.
월정사에서 산길을 따라가면 상원사에 이른다. 거리는 8.8㎞로 빠르게 걸어도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상원사는 월정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신라 신문왕 시절 보천과 효명 왕자는 불법에 뜻을 품고 오대산으로 들어갔다. 형인 보천은 진여원이라는 이름의 암자를 짓고 수도했으며 동생은 북대 자리에 암자를 짓고 수도 정진했다. 두 왕자가 모두 출가하자 신문왕은 사람을 보내 형제에게 왕위를 이어줄 것을 간청했다. 형인 보천은 끝내 거절했고 동생 효명이 왕위를 계승했다. 보천이 기거하던 진여원이 지금의 상원사다.하늘목장과 삼양대관령 목장도 이채
평창의 또 다른 명소인 삼양대관령목장은 동양 최대 초지목장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5배, 남한 전체 면적의 5000분의 1 규모를 자랑한다. 젖소와 육우, 한우를 포함해 총 사육두수가 900마리에 이르며 광장에서 정상인 동해전망대(1140m)까지 거리는 4.5㎞로 이 구간 안에 양 방목지, 소 방목지, 타조 사육지, 연애소설나무 쉼터, 산책이 가능한 목책로 5개 구간을 비롯해 곳곳에 풍력발전기(총 53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명성이 높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V자 모양으로 삼양목장을 감싸는 형태로 바로 옆 대관령 최고봉인 해발 1147m의 선자령에서는 대관령 목장 전체와 동해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대관령 하늘목장은 훼손되지 않은 고산지 생태환경이 그대로 남아있는 게 특징이다. 40년간 일반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늘목장은 목장의 생태와 자연을 친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울타리 설치를 최소화했고, 산책로에도 별도의 나무 데크를 설치하지 않아 땅과 풀을 밟으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하늘목장의 양떼목장은 관람객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양떼와 함께 마음껏 뛰놀 수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