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8분기 만에 영업익 1000억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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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카메라·MLCC 가격 상승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8분기 만에 1000억원을 다시 돌파했다.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간 듀얼 카메라와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다.
작년 동기보다 이익 706% 폭증
삼성전기는 30일 매출 1조8411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의 3분기 실적(연결 기준)을 발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2015년 3분기(1015억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로 스마트폰 부품 관련 매출이 크게 감소한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706% 증가했다.부문별로는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디지털 모듈부문 매출이 822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부터 듀얼 카메라가 채택되면서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다. 2개의 렌즈가 장착되는 듀얼 카메라는 개당 단가가 기존 카메라 모듈 대비 최대 네 배 비싸다. 애플과 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 비해 듀얼 카메라 채택에 소극적이던 삼성전자가 해당 부품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삼성전기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품에 들어가는 초고용량 MLCC 공급 확대와 단가 상승으로 칩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6080억원을 기록했다. 연초보다 가격이 10%가량 오른 MLCC는 일부 품목이 앞으로 2개월간 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기는 전자제품용 MLCC보다 최대 네 배 비싼 자동차 부품용 MLCC의 생산도 늘리고 있다. 삼성전기의 자동차용 MLCC 월 생산능력은 올해 6억 개에서 내년 20억 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판 부문도 애플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전분기 대비 25% 늘어난 39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8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장착되면서 OLED 구동에 필수인 연성 인쇄회로기판(PCB)을 삼성전기가 납품하게 됐다.계절적 비수기에 들어가는 4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감소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주요 고객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듀얼 카메라와 연성 PCB 공급, MLCC 가격 강세로 하락폭은 평년과 비교해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