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7] "기술발전 충격 200년 전의 3000배…학습 통해 '디지털 소외' 최소화를"

31일 개막
우리가 만드는 미래

존 히긴스 글로벌디지털재단 회장

AI의 일자리 대체보다 부·권력 소수집중이 문제

변화하는 세상에 필요한
기술·능력 제공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구축해야
히긴스 회장은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기계공학과 졸업 △이스트앵글리아대 재무회계학 석사 △로켓네트웍스 CEO △디지털유럽 사무총장 △테크UK 회장 △유럽위원회 디지털 기업가정신 전략정책포럼 회장 △유럽인터넷재단 이사회 이사
“오늘날 기술 발전의 충격은 200년 전보다 3000배 이상 크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소외자를 최소화하고 자연스럽게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존 히긴스 글로벌디지털재단 회장(사진)은 30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AI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지를 묻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기술 발전으로 권력과 부가 소수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상”이라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영국 출신인 히긴스 회장은 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재무회계 석사 학위를 받은 시스템 분석가다. 1995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온라인 녹음 스튜디오인 로켓네트웍스 최고경영자(CEO)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의 디지털 기술산업 연합단체인 디지털유럽 사무총장으로서 디지털 기술, 일자리와 관련된 프로젝트 등을 주도했다.

그는 올해 초 설립된 글로벌디지털재단 회장으로 선출됐다. 글로벌디지털재단은 디지털 혁신 트렌드를 연구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려 이 같은 변화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도록 조언하는 싱크탱크다. 히긴스 회장은 다음달 1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서 ‘AI 진화로 인간 일자리 사라지나’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기술 발전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산업혁명이 진행되던 1842년 로버트 필 영국 총리는 ‘도덕적 혹은 사회적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옥수수밭을 목화 공장보다 더 선호할 수 있지만 변화라는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 있고 후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화도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는 현상이죠.”

▷기술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로봇공학, AI, 머신러닝 등은 디지털 기술의 최신판입니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는 원동력은 로버트 필 시대와 근본적으로 같아요. 경쟁을 통해 효율성과 품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죠.”▷기술 발전의 영향이 얼마나 클까요.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오늘날 기술 발전의 충격은 로버트 필 시대보다 3000배나 크다고 추산했습니다. AI 같은 신기술은 사회 전반에 폭넓게 영향을 줄 겁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은 총 500만 개 일자리가 순감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소외를 강조하는데요.“사회적 관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이 다수가 아니라 소수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디지털화로 극소수 사람에게 권력과 부가 집중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인간은 이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단기적으로는 정말 끔찍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많은 일자리를 AI가 대체하면서 충분한 급여를 주는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된 젊은이들은 불만을 키워가게 될 겁니다. 나쁜 의도를 갖고 있는 누군가가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젊은이들을 선동한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겠죠.”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미래에 디지털로 가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단기적 혼란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기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창조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대학 교육도 바뀌어야 하겠네요.

“대학은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제공해야죠. 전달 방식이나 주제, 형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을 포함해 다양한 학습 방법을 활용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개인은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개인적으로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용하는 유연성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9시 출근 5시 퇴근’ 같은 정해진 규칙도 없어질 수 있어요. 개인 스스로 시간과 업무를 관리하는 방법을 체득해야 합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