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복지위, 한국당 '상복·손팻말' 신경전에 결국 정회

與 "국회가 놀이터인가" 비판…한국당 "아이들 훈계하듯 하나" 반발
바른정당 "손팻말 19대에도 겪어…與가 참아야" 지적도

여야는 31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손팻말과 상복차림을 두고 오전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다른 상임위 국감에서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으로 공영방송이 사망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국감장에 들어왔다.

또 노트북에는 '민주주의 유린·방송장악 저지'라고 쓰인 손팻말을 부착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국감 시작 직후 가장 먼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4일간 밖에 계시다 들어오셨으면 국민께 사과하고 정상적 국감이 되도록 해야지 이게 뭔가.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 의원은 "MBC 사장 문제가 전체 국회를 세울 수 있는 문제인가, 국회가 오고 싶으면 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 놀이터는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기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한국당 의원들은 "이게 의사진행발언인가"라고 소리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정도가 너무 심하다.

고심 끝에 국감에 복귀한 동료의원을 마치 아이들을 훈계하듯 하나"라며 "당의 의사 표현에 시작부터 핀잔을 주면 국감이 진행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한국당은 작년 국감때 백남기 농민에 대한 추모 묵념 제안을 거부하고 퇴장하신 분들이 상복을 입고 나타난 것은 국회에 대한 능멸이자 국민 모독"이라며 "여기는 한국당 의총장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한국당을 향해 "누가 방송을 장악하고 엉망으로 만들었는지 국민이 다 안다"면서도 "보이콧을 사과하지 않으면 국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여당답지 못한 처사다.

국감을 진행하자"고 촉구했다.

의원들 사이에 감정이 격화하자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나서 "말 중간에 서로 간섭하면 감정이 극도화될 수 있으니 유념해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국민 볼모로 방송정상화를 무력화하려는 태도에 분노한다"고 비판했고, 정춘숙 의원은 "상복은 공당 역할을 잃어버린 본인들을 위해 입는 게 맞다"고 비꼬았다.

이에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MBC 노조가 방문진 이사들을 테러 수준에 가깝게 방해한다고 한다.

이런 것을 국민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데 대해 여당 원내대표가 '어린애 칭얼대듯 한다'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반박했다.

보다못한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발언하지 않으려 했지만, 한마디 해야겠다.

1년에 한 번 있는 종합감사를 빨리했으면 한다"면서 "피켓이 굉장히 눈에 거슬리지만, (민주당이 야당이던) 19대 때에도 많이 겪었다.

참고 했으면 좋겠다.

의사진행발언은 위원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의원들을 꾸짖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의사진행발언이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지자 양승조 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하고 각 당 간사를 불러 논의했다.20여분 뒤 재개된 국감이 재개되자 질의순서를 잡은 기동민 의원은 "국감이 파행한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정중하게 의견을 주시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의 도리라는 생각에서 몇 말씀 드린 것"이라면서 "과하게 느껴지셨다면 죄송하다"라고 한국당 의원들에게 사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