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진 '세대 교체'… 평균 연령 63.3세→57세

경영진 물갈이 후폭풍 전 계열사로 확산 전망
31일 단행된 삼성전자 경영진 인사의 특징은 '세대 교체'로 압축된다.DS(부품)·IM(IT·모바일)·CE(소비자가전) 등 3개 부문으로 이뤄진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장이 한꺼번에 모두 '젊은 피'로 물갈이됐다.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현(65)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전 DS부문장)에 이어 윤부근(64·전 CE부문장)·신종균(61·전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이 모두 사퇴 뜻을 밝히면서 일괄 물갈이가 이뤄지게 됐다.

다만 권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 직위와 이사회 이사 직위는 유지하게 된다.DS·CE·IM부문장(사장) 같은 경영 현장의 업무는 새로 임명된 김기남(59)·김현석(56)·고동진(56) 사장이 맡아 수행하지만, 이사회 멤버 역할은 당분간 권 부회장 등이 계속 맡는 것이다.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 경영진의 평균 연령은 63.3세에서 57세로 6살 가량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세대 교체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급변하는 전자·IT(정보기술) 분야의 경영 환경·기술 동향에 더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의 세대 교체 시계는 한층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이들이 새로운 부문장으로 발탁되면서 지금까지 맡고 있던 총괄 또는 사업부장 자리가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후임 인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젊은 조직으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온 이상훈(62) 사장도 이번에 사퇴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돼 내년 3월부터 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로 이사회 역할의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사장이 삼성전자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또 이 사장이 이사회 멤버가 될 경우 대표이사 3명과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이사회 사내이사가 현행 4명에서 5명으로 한 명 늘게 될 전망이다.

인사의 파급효과는 삼성전자 내에만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 인사 적체가 한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통상 12월 초 단행되던 그룹 사장단 인사를 지난해 '최순실 사태'로 건너뛰었기 때문에 올해는 물갈이 수요가 클 전망이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예년처럼 일괄적인 사장단 인사는 없겠지만, 삼성전자발(發) 세대 교체의 후폭풍은 삼성 전 계열사로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연쇄적 경영진 교체 인사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 인사가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될지는 지금 당장 예단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