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의 신지식인상] 장인의 혼을 담아 만든 마대

도암산업
김진용 대표
“귀하게 만든 마대에 귀한 물건을 담는 법입니다.” 마대장인으로 통하는 도암산업 김진용 대표(사진)의 뼈 있는 첫 마디다.

아무렇게나 던져지는 마대일지라도 장인의 혼을 담아 꼼꼼하게 만든다는 김 대표는 지속되는 불황에서도 고집스럽게 업을 이어온 이유가 있었다. 마대에 담길 내용물의 귀함과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 중국산 마대가 몰려오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이지만 고집스레 지켜온 기술력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쌀, 보리 등의 곡류를 담는 마대는 튼튼해서 터지지 않고 보관이 용이해야 한다”며 “귀하게 농사지은 곡식을 예우해야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했다.그렇다고 도암에서 비싼 마대만 취급하는 건 아니다. 가격과 품질에 따라 다양한 마대를 생산하지만 김 대표가 마대를 대하는 자세는 이처럼 각별하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내용물을 손상 없이, 변질 없이 보관하려면 마대 재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햇빛 노출이 지속되어도 내용물이 삭지 않는 마대는 수 개월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이 지나도 위생적으로 내용물을 보관할 수 있다. 내용물이 귀할수록 마대의 경중을 살펴야 한다.

최근 중국산 마대는 재활용 재질로 만들어져 쉽게 터지고 내용물을 위생적으로 보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년간 정부수매 마대 생산 제조공장에서 책임자로 일을 해오다가 사업을 인수하여 운영해온 외골수 마대장인인 셈. 2012년 볼라비 태풍으로 피해를 입어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만큼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체를 운영하며 가족 같은 유대관계를 맺은 귀한 인연들이 힘이 돼주었다.

현재 지역봉사나 단체장 등을 두루 역임해온 김 대표는 지금까지 꾸려온 사업을 성실한 후배에게 전수하여 기술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