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늘어도 꿋꿋한 분양권…버티는 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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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2018년 1월 매매차익 50% 과세
"세금 부담보다 시세차익 더 매력"
강남·마포 매물 줄고 호가 올라
지방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속출
![지난해 10월 서울 잠원동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뷰’ 분양권 매물은 4~5개에 그친다.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711/AA.15134320.1.jpg)
◆“분양권 매물 손에 꼽을 정도”
![](https://img.hankyung.com/photo/201711/AA.15135253.1.jpg)
5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매가 가능한 서울의 아파트 분양권 소유자들은 소득세 상향 조정에도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분양한 래미안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와 지난해 7월 공급한 디에이치아너힐즈(옛 개포주공3단지) 등 강남 개포동 일대 분양권 시장은 8·2 대책 이후에도 꾸준히 올라 가구당 2억~4억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은 상태다. 개포동의 정애남공인 직원은 “양도세를 덜 낼 수 있는 막바지 거래 시점인 다음달까지 매물이 안 나오면 내년에는 더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2010가구를 일반 분양한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그라시움의 사정은 더하다. 인근 100여 개 중개업소엔 10개 매물만 등록돼 있다. 분양 후 1년이 지나 지금 매도하면 40%의 양도세만 내지만 매도를 원하는 소유자는 거의 없다. 고덕동의 LG부동산 대표는 “대부분 매도자는 입주 이후 시세 차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해 쉽게 거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지난해 1월 분양한 마포구 신수동의 신촌숲 아이파크를 중개하는 토마토공인 관계자는 “일반 분양분이 500개가 넘지만 매물은 10여 개밖에 없다”고 전했다. 2015년 9~10월 분양한 답십리동 ‘래미안 답십리 미드카운티’와 전농동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도 모두 1억3000만~1억5000만원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 3~8개 정도가 현지 중개업소에 나와 있다.
◆거래량도 ‘뚝’ … 양도세 대납 부작용도
투자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분양권 거래 건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지난달 167건으로 7월(442건)에 비해 62% 줄었다. 입주권 거래량은 지난달 63건에 그쳤다. 7월(409건) 대비 84% 급감한 수치다. 세율 상향 부담에도 거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분양권 양도세를 매수자가 대납하는 관행도 매도인들이 버티기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양도세 일부를 매수자가 내는 사례가 많다는 게 일부 중개사의 전언이다. 양도세가 늘어나면서 실제 거래가격이 높아져 매수자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지방 도시의 아파트 분양권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이 아니어서 내년 양도세 일괄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양극화 폭은 더 커지고 있다. 경남 창원·거제·울산 등 산업도시의 대단지 아파트들은 수천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1만여 가구 쌓인 충남권에선 로열층이라도 무피(웃돈이 없는 상태)거나 분양가보다 1000만원 이하 매물이 널려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