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구조조정 현대상선, 이젠 해운업 경쟁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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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터미널 인수 추진
연 200억 하역료 절감 기대
글로벌 해운업계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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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불황과 모그룹인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악화로 2014년부터 시작된 현대상선 구조조정은 지난해 7월 용선료 협상이 타결되고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일단락됐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알짜 자산인 현대부산신항만(현 PSA현대부산신항만) 지분 50%-1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2014년 IMM인베스트먼트에 50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작년 5월엔 남은 지분 중 일부를 PSA에 추가로 팔아 800억원을 확보했다.이후 추가 매각으로 조(兆) 단위 현금을 확보해 살아남았지만 핵심 자산과 주력 사업을 대부분 파는 바람에 해운사로서의 경쟁력은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말 ‘2021년까지 글로벌 해운시장 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해 선도 해운사로서의 입지를 회복한다’는 내용의 중·장기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한 이유다.
현대상선이 PSA현대부산신항만을 되사오려는 첫 번째 이유는 비용절감을 통한 원가경쟁력 제고다. 이 회사는 지난해 PSA와 연간 최소 7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이상의 물동량을 2023년까지 처리하기로 약정했다. 다른 해운사보다 TEU당 1만~2만원 비싼 항만 하역료를 내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해 물동량이 연간 150만TEU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들어 올초부터 항만 하역료 인하 협상에 들어갔다. 약 8개월간 이어진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지분을 되사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연간 최대 200억원 이상의 하역료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현대상선은 기대하고 있다.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머스크·MSC) 등과의 협력관계 강화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부산신항은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5위권의 메이저 항만”이라며 “현대상선의 물동량이 늘어날수록 2M 얼라이언스를 포함한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을 비롯해 추가로 3~4곳의 항만터미널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