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수뢰'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구속기소

IDS홀딩스서 자금 수수·부당지시 혐의…브로커 유모씨 로비의혹 수사 계속할 듯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업체로부터 뒷돈을 건네받고 인사·수사 관련 청탁을 들어준 혐의를 받는 구은수(59·구속) 전 서울지방경찰청장(현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7일 재판에 넘겨졌다.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이날 구 전 청장을 수뢰후부정처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 전 청장은 2014년 IDS홀딩스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하던 브로커 유모씨(구속기소)로부터 윤모 경위 등 경찰관 2명을 경위로 특별 승진시켜 IDS 사건 수사를 담당한 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능팀에 배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3차례에 걸쳐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구 전 청장은 IDS홀딩스 측이 금전 다툼이 있는 상대방을 고소한 사건을 윤씨에게 배당하도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등 부하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인사 청탁 대상이 된 경찰관들은 IDS홀딩스 대표 김모(구속)씨와 유착관계를 맺은 인물들로 알려졌다.

윤씨는 IDS홀딩스 측으로부터 투자금과 용돈 등 명목으로 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20일 먼저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와 유착관계인 경찰관은 사실상 김 대표로부터 수사 지휘를 받는 등 청부수사를 하고, IDS홀딩스 관련 단속 정보도 누설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유씨는 충청권 정·관계 인사들과 인맥이 넓은 인사로 알려져 향후 검찰 수사가 구 전 청장 구속에 그치지 않고 IDS홀딩스의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구 전 청장 구속기소와 별개로 관련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해 추가 사법처리자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IDS홀딩스 사건은 이 회사 대표 김모씨가 1만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1조원 넘는 투자금을 가로챘다는 내용이다.피해자 수와 피해 액수를 고려할 때 일각에서는 '제2의 조희팔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씨는 작년 9월 기소돼 지난달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구 전 청장은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