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모델링] 화승인더스트리, 해외사업 재편·계열사 확대 '속도'…화승그룹과 계열분리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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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오너 3세 현석호 부회장‘아디다스’ 운동화의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유명한 화승인더스트리가 지배구조 개편과 계열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화승그룹 오너 3세인 현석호 부회장이 이 회사 최대주주에 올라선 뒤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계열사 늘리고 해외법인 교통정리화승인더스트리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연신폴리프로필렌(OPP) 페트(PET) 등을 생산하는 필름사업부를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2월 분할이 완료되면 필름사업부는 화승인더스트리의 21번째 계열사가 된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벤처투자회사인 에이치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세우는 등 최근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있는 해외 계열사 지배구조도 새로 짜고 있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해외법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8월부터 특수목적회사(SPC)인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주주 오른 뒤 변화 '가속'
벤처투자사 신설…계열사 21개로
해외법인은 화승엔터 밑으로 집결
인도네시아 법인인 화승인도네시아를 지난달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한 데 이어 중국법인 장천제화대련도 오는 20일 넘길 예정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이들 법인을 인수하는 대가로 화승인더스트리에 자사 신주 333만8856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화승인더스트리가 베트남법인인 화승비나를 상장시키기 위해 2015년 세운 SPC다. 화승인더스트리가 최대주주로, 지분 70.89%(6월 말 기준)를 들고 있다.
해외 계열사에 대한 교통정리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74.1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승인더스트리가 화승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화승비나를 포함한 해외법인을 거느리는 구조가 공고해진다. 현 부회장은 지난달 16일 7만740주(0.23%)를 매입한 후 조금씩 화승엔터프라이즈 지분을 늘리고 있다.◆공고해진 현석호 부회장 지배력
화승인더스트리의 최근 사업구조 개편엔 강화된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현 부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화승인더스트리 최대주주로 부상한 건 4월이다. 당시 이 회사 지분 17.57%를 들고 있던 화승알앤에이가 시간외매매로 7.59%를 정리하면서 지분은 9.98%로 줄어들었다. 현 부회장 보유 지분(16.16%)보다 적어졌다.
화승알앤에이는 화승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로 화승T&C 화승소재 화승엑스웰 화승네트웍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현지호 총괄부회장(19.98%)과 현승훈 회장(17.92%)이 지배하고 있다. 현 부회장은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현 부회장은 2009년 초만 해도 화승인더스트리 지분 0.25%만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해 6월 이 회사 12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된 신주 253만2000주 중 88만5753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이 무렵부터 시장에선 현 부회장이 화승인더스트리를 넘겨받아 독자적으로 경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화승인더스트리가 화승알앤에이와의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면 화승그룹과의 연결고리 중 상당 부문이 끊어지게 된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현재 화승알앤에이 지분 9.90%를 갖고 있다.
다만 현 부회장이 화승인더스트리 지분 확보를 위해 금융권에서 조달한 자금을 갚아야 하는 건 과제로 꼽힌다. 그는 2009년 유상증자 당시 신주 매입대금의 상당 부문을 주식담보대출로 조달했다. 보유주식 89만3304주(신주 포함)의 절반이 넘는 49만950주가 담보로 잡혔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