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릴' 불 붙인 KT&G, 시장 선점한 '아이코스' 불 끌까

릴 vs 아이코스 vs 글로 전자담배 3파전

'릴' 13일부터 예약 판매
전용담배 '핏' 갑당 4300원
한번 충전하면 20개비 이상 사용

KT&G 가세로 시장 확대 전망
유해성 논란은 풀어야 할 과제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7일 선보였다. 전용담배인 ‘핏’을 기기에 꽂아 열로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오는 20일부터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판매되며, 가격은 정상가 9만5000원, 쿠폰가 6만8000원이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 번 충전으로 연달아 피울 수 있고, 맛은 캡슐을 터뜨리면 박하향을 낼 수 있게 했다. 가격은 낮췄다.”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7일 공개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시장을 선점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와 세계 1위 담배회사 BAT(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 ‘글로(Glo)’의 장점을 합친 제품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KT&G의 가세로 담배에 불을 붙이지 않고 찐 잎을 가열해 피우는 전자담배 시장이 경쟁 구도로 접어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금은 아이코스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가벼우면서 연속흡연 가능

KT&G는 오는 13일부터 릴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릴은 전용담배인 ‘핏(Fiit)’을 기기에 꽂아 내부에서 열로 가열해 그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지난 8월 출시된 글로와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무게를 줄이고 손에 쥐는 느낌을 개선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용 후 기기에 재가 남지 않고, 연기 대신 증기가 발생해 냄새가 거의 없다는 점은 아이코스, 글로와 같다.

충전과 가열이 하나의 디바이스로 이뤄져 충전한 만큼 계속 흡연이 가능하다. 잠잘 때 2시간 충전하면 온종일 한 갑(20개비)을 피울 수 있다. 한 대를 피운 뒤 디바이스를 다시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의 단점을 개선했다. 글로 역시 릴처럼 연속 흡연이 가능한 일체형이긴 하지만 디바이스 크기가 커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릴(90g)은 글로(101g)보다 가볍다.임왕섭 제품개발총괄 상무는 “인체공학적인 설계를 통해 선과 각을 없애 한 손에 쥐었을 때 편안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KT&G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릴 판매를 위한 사전예약을 받는다. 20일부터 핏과 함께 정식으로 판매한다.

가격경쟁력 유지할 수 있을까

릴의 색상은 ‘크리미 화이트’와 ‘사파이어 블루’ 2종이다. 가격은 정상가 9만5000원, 쿠폰가 6만8000원으로 쿠폰가 기준 아이코스(정상가 12만원, 쿠폰가 9만7000원)와 글로(정상가 9만원, 쿠폰가 7만원)보다 싸다. 후발 주자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쿠폰은 릴 공식 홈페이지(www.its-lil.com)에서 성인 인증 후 회원 가입을 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전용담배는 깔끔한 맛이 상대적으로 강한 ‘핏 체인지’와 ‘핏 체인지 업’ 두 종류다. 두 제품에는 캡슐(터뜨렸을 때 담배 맛이 달라지는 기능)이 들어 있기 때문에 모두 네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은 갑당 4300원으로 아이코스의 히츠와 글로의 네오스틱과 같지만 세금인상분을 이미 반영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1일 개별소비세 인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가 현행 126원에서 529원으로 오른다. 이를 반영해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에 세금이 올라도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전용담배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유해성 어느 정도일까

궐련형 담배시장은 국내에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출시된 아이코스는 3분기 담배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높였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고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어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유해성과 관련해 임 상무는 “일반 담배보다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 등은 추가 검증 등을 거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검증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