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수십억달러 무기 주문"…문재인 대통령 "균형외교, 미국-중국 줄타기 아냐"

한·미 정상 기자회견 일문일답

트럼프 "북한에 많은 힘 보여줬다
실제 사용할 일 없기를 바란다
북핵 해결에 중국·러시아 도움 기대"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지금은 얘기할 단계 아니다
제재·압박 집중해야 할 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한·미 정상회담 후 청와대 본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밝힌 ‘균형외교론’에 대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나아가 동북아 전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해결에 있어 한국이 외교 무대에서 소외된다는 의미의 ‘코리아 패싱’ 우려와 관련해 “한국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두 정상과의 일문일답.

▷북한 위협이 해결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외교적 전략이 통했다고 생각하는가.(트럼프)“성공했다, 아니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은 알 것이다. 가지고 있는 카드를 보여줄 수는 없다. 북한이 대적할 수 없는 힘을 봤다고 생각한다. 항공모함 3척, 핵잠수함 등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돼 있다. 지금까지 이런 식의 힘을 과시한 일은 없다. 실제 사용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북한과 직접 대화할 수 있나.

(트럼프)“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겠다.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균형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문 대통령)“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나아가 동북아 전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당연히 중국도 포함되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으로 외교 관계를 다변화해서 보다 균형 있는 외교를 하겠다는 뜻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구상을 밝힌 적이 있는데.(문 대통령)“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지금은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북한의 도발을 중단시키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게 시급하다. 제재와 압박에 집중해야 할 때다. 국면이 전환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미국과 협의할 것이다.”

(트럼프)“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내일 만나는데 시 주석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많은 사안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군사적 자산을 획득하기로 했다는 말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문 대통령)“최첨단 정찰 자산을 비롯 군사적 전략 자산 획득에 대해 한·미 간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의 자체 방위능력과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향상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첨언하겠다. 한국이 상당한 부분을 획득하기로 얘기했다.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군사자산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수십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코리아 패싱’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려가 있다.

(트럼프)“한국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분들과 우애 관계를 형성했고 이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소감은.

(트럼프)“캠프 험프리스는 매우 놀라운 군사시설이다. 많은 돈이 들어간 것을 알고 있다. 우리도 지출했다. 미국이 아니라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문 대통령)“트럼프 대통령이 평택기지에 방문하면서 한·미 동맹을 위해 한국이 최선을 다하고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됐을 거라 생각한다. 확대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를 표시했다. 평택기지에서도 미8군 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브리핑하면서 그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