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유남석 장인 그림 구입 '논란'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내부 선정 거쳐…나와 관계 없어
우리법연구소는 편향성 없는 단체"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원과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유 후보자 장인 그림 22점을 2억1000만원에 구입한 사실을 공개했다. 유 후보자의 장인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맡고 있는 민경갑 화백이다. 특히 유 후보자가 헌재에 재직 중이던 당시 헌재가 민 화백의 그림 1점을 4200만원에 사서 헌재에 걸어둔 점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내부 선정 작업을 거친 것으로 안다”며 “저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유 후보자는 “장인에게서 받은 그림에 대해 증여세는 냈느냐”는 김 의원의 지적에 “장인이 직접 그린 것이어서 증여세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계산해보니 후보자는 300만원가량 증여세를 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편향성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법연구회 초기 멤버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법연구회는 법원 내부의 학술단체로서 기능해 왔다”며 “편향적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우리법 창설 멤버로 1988년부터 2005년까지 18년간 활동했다. 우리법은 좌편향 법관들의 사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2010년 해체됐다.

이날 유 후보자는 동성애, 낙태 처벌, 병역 거부 등 사회적 논란이 큰 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동성애에 대해 “찬반을 논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동성혼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낙태죄에 대해선 “임신 초기 단계에서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의사의 상담을 전제로 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낙태는 어느 정도 허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 후보자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서는 대체복무제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