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19시간 밤샘조사 받고 귀가…검찰, 구속영장 검토

'박근혜 40억 비자금' 상납·'댓글사건 사법방해' 혐의…檢, 10일 이병호 소환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한 의혹을 받는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이 19시간 동안 이어진 검찰 조사를 마치고 9일 귀가했다.전날 오후 1시 검찰에 소환됐던 남 전 원장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조사를 끝내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나왔다.

그는 청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신문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진실하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2003년 4월∼2005년 4월 년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그는 2013년 3월∼2014년 5월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내며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일명 '문고리 3인방'에게 사용처 공개 의무가 없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상납해 국고손실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및 재판 당시 서천호 2차장, 문정욱 국익정보국장, 장호중 감찰실장 등 간부 7명이 참여한 '현안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수사·재판 방해 계획을 보고받는 등 '사법방해' 행위에 가담한 혐의도 있다.

남 전 원장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이라며 검찰 수사에 대응해 국정원 옹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그런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는 못 받을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이 벌어져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이 자리를 빌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귀가 직전에도 "제가 억울하다고 얘기한 것이 아니다.

조의를 표한다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검찰은 남 전 원장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한편 10일 오전에는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인 이병호 전 원장을 불러 특활비 상납 경위 등을 조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