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무성 연합파, 원내대표 경선서 친박과 '1차 대결' 예고

바른정당서 탈당한 8명, 자유한국당 입당

"문재인 정부 폭주 막겠다"
홍준표 "앙금 있지만 단합하자"
김무성 "허물 따지기엔 상황 위중"
친박 "배신자는 또 배신" 비판

친홍·친박·김무성계로 재편
복당파, 원내대표로 김성태 지원
친박에선 유기준·홍문종 거론

탈당·복당 반복에 '싸늘한 여론'
강길부, 탈당 6회·입당 7회
김무성도 탈당·입당 합쳐 7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두 번째)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입당한 김무성 의원(세 번째)의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홍 대표, 김 의원, 강길부 의원, 김영우 의원. /연합뉴스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을 탈당한 국회의원 8명이 9일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 한국당은 이날 당원자격 심사회의를 열어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8명의 입당을 승인했다. 이들은 복귀 일성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탈당과 복당을 거듭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은 그치지 않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복당파 의원들의 환영식을 겸한 ‘재입당 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홍 대표는 “정치적 소신이 달라 일시 별거했던 분들이 재결합하기로 했다”며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좌파 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대해 공동 전선을 펴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앙금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앙금을 해소하고 좌파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힘을 합쳐 단합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은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한 보수 통합 대열에 참여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고 말했다.

당내엔 이들의 복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직 남아 있다. 지도부 중 복당에 반대한 김태흠 최고위원은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복당파를 ‘배신자’로 규정하며 “복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한국당이 망하기를 바라고 뛰쳐나갔다가 안 망하니까 다시 기어들어 온다”며 “이 배신자들은 두 번, 세 번 죽을 것이고 또 배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 등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의원 15명은 복당에 반대하는 의미로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여론의 시선도 곱지 않다. 복당파 의원들은 이미 여러 차례 당적을 바꾼 이력을 갖고 있다. 강길부 의원은 복당파 중 당적을 가장 많이 변경했다. 강 의원은 2002년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옮겼다가 2008년 한나라당으로 돌아갔다. 이후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가 재입당하기를 두 차례 반복했고 바른정당에 갔다가 한국당으로 복귀하는 등 탈당 6회, 입당 7회를 거듭했다.김무성 의원은 탈당을 세 차례, 입당을 네 차례 했다. 그는 2008년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가 재입당했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이번에 한국당으로 다시 갔다. 이날 한국당에 입당한 8명은 다 합쳐서 탈당을 21회, 입당을 29회 반복했다. 함께 탈당을 선언한 주호영 의원은 다음주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마친 뒤 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주 의원도 지난해 총선 공천 탈락에 불복해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귀한 경력이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8일 전국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의 한국당 복당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1.3%로 지지한다는 응답 25.4%를 압도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당 세력은 홍 대표 측근 그룹과 친박,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복당파 등 3파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다음달 원내대표 경선에선 홍 대표와 복당파가 연합해 친박과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복당파가 지원하는 후보는 김성태 의원이 유력하다. 홍 대표도 김성태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파가 원내 지도부를 차지해야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 의원들의 제명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친박에선 유기준 홍문종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