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서 진검승부"…24살 체육학도의 푸드트럭 성공비결

조아라의 청춘극장

네 번째 도전 끝에 성공한 '스테이크 아웃' 푸드트럭
꿈꾸던 오프라인 매장 1호 오픈
'스테이크아웃(Steakout) 비스트로' 매장에서 만난 백상훈 대표(사진·24). 사진=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학군단(ROTC) 임관 직전 찾아간 스테이크집 대기줄이 너무 길더라구요. 값비싼 스테이크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직접 창업했죠."

지난 8일 서울 지하철 신논현역 인근 '스테이크 아웃(Steakout) 비스트로' 매장에서 만난 백상훈 대표(사진·24)는 차분히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꿈은 군인이었다. 그러던 그가 임관을 한 주 앞두고 군인이 되는 길을 포기했다."사실 대학 2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창업을 세 번이나 시도했었거든요. 하지만 매번 자금난에 부딪혔어요. 번번이 실패하니까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군요. 아쉽긴 했지만 임관을 포기하고 아예 창업을 제대로 해보자는 쪽으로 생각을 고쳐 먹었습니다."

ROTC로 또래보다 입대가 늦어진 탓에 백 대표는 자격증 취득 등 당장 취업을 준비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세 차례나 시도한 창업도 그 때문이었다. 원래는 입대 전까지만 도전할 생각이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꽂힌 스테이크에 모든 걸 제쳐두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급 스테이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자는 콘셉트를 잡았지만 자본금이 여의치 않아 푸드트럭을 택했습니다. / 사진=스테이크아웃 제공
고급 스테이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자는 콘셉트를 잡았지만 문제는 자본금이었다. 매장을 내는 건 엄두도 못 냈다.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푸드트럭이 눈에 띄었다. 친구 3명이 힘을 모았다. 대출을 낀 자본금 600만 원으로 2015년 8월 푸드트럭을 몰기 시작했다. 스테이크 아웃이란 이름은 포장해서 갖고 나가는 '테이크 아웃'과 '스테이크'를 결합해 명명했다.어렵게 시작했지만 스테이크를 길거리에서 저렴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시 밤도깨비야시장에서 최우수 푸드트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푸드트럭 운영 전부터 손님이 줄을 서는 등 하루 평균 매출이 700만 원 가까이 나왔다. 한 대로 시작한 푸드트럭은 5대로 늘었다.

스테이크아웃을 모방한 유사 푸드트럭도 생길 만큼 입소문을 탔다. 바이럴 마케팅에 힘쓴 게 컸다. 주요 행사나 동선 등은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지했다.

지난 2년간 행사 계약만 500여 건. 지난해는 미국에서 푸드트럭을 직접 운영하고 현지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스테이크 조리 방법을 자문하기 위해 TV 유명 셰프에 닥치는 대로 연락했습니다." 사진=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난생 처음 시장에서 고기를 고르고 요리를 하려니 정말 막막했습니다. 요리 비결을 전수받으려고 TV에 나오는 유명 셰프에 닥치는 대로 연락을 돌렸죠. 운 좋게 전봉현 셰프에게 노하우와 각종 팁을 전수받았습니다. '함께 푸드트럭 해보자'고 제안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주제넘은 제안이었네요.(웃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스테이크아웃의 가격은 쇠고기 150g 당 9900원이다. 미국산 최고 등급 냉장 소고기만 취급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 유통구조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방법을 택했다. 스테이크 조리 방법은 육즙을 살려두면서 겉은 바삭하게 굽는 정통 스테이크 조리 방법을 택했다. 가장 맛있게 구워지기 때문이다.그는 지난달 31일 목표했던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전용면적 132.23㎡(약 40평)에 수용가능 인원이 40여 명에 달하는 규모다. 매장 역시 가성비에 초점을 맞췄다. 계산대에서 고객이 원하는 고기 부위와 양을 정한 후 무게에 따라 돈을 지불한다. 이후 굽기와 사이드 메뉴, 음료 등을 선택하면 된다.
기존 스테이크 전문점과 다르게 패스트푸드점의 특징을 살린 매장. /사진=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사실 정말 힘든 것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길거리에서는 3500원짜리가 한계다', '누가 길거리에서 스테이크를 먹느냐', '스테이크는 분위기를 먹는 음식이다' 등 되겠냐는 반응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보다 더 대중화된 스테이크 시장도 충분히 발굴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최근 미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쉑쉑버거'(쉐이크쉑) 같이 많은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국내에 들어왔지만 정작 한국 업체는 미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스테이크아웃의 콘셉트가 한국보다는 미국에 더 잘 맞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미국 본토에서 승부하는 스테이크아웃을 기대해주세요."<편집자 주>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젊은이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죠. 한경닷컴이 새롭게 선보이는 [조아라의 청춘극장]은 성공한 젊은 창업가들의 실전 스토리를 담아내는 기획인터뷰입니다. 이들의 좌충우돌 도전기가 예비창업가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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