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향기] 요리도, 셰프도 한 끗 차이에 달라져…프랑스 뵈프 부르기뇽 - 한국 갈비찜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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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호텔셰프 열전호텔 셰프들은 뷔페 업장을 어려워한다. 요리 가짓수가 많고, 양도 많아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용수 더플라자 세븐스퀘어 주방장은 “기본을 지키고, 약간의 노력만 더 하면 뷔페 음식도 완성도가 확 올라간다”며 “한 끗 차이가 많은 것을 바꾼다”고 말했다.김 주방장은 원래 프렌치 파인다이닝 셰프였다. 더플라자가 뷔페 레스토랑인 세븐스퀘어 메뉴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에 영입했다. 프렌치 파인다이닝 셰프가 한식 메뉴를 개발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과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서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다.그는 “한식 메뉴 중 프렌치 요리와 비슷한 게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갈비찜이었다. 프랑스 음식인 뵈프 부르기뇽과 비슷하다고 했다.
(5) 김용수 더플라자 세븐스퀘어 주방장
그는 “갈비찜은 간장 베이스이고, 뵈프 부르기뇽은 와인 베이스인 것이 다르지만 조리 과정은 아주 유사하다”며 “뵈프 부르기뇽 고기를 살살 녹게 요리하는 것처럼 갈비찜을 만들면 어느 나라 사람도 다 좋아한다”고 했다.
김 주방장은 작년부터 종가 음식 전수 프로젝트를 맡아 종갓집 내림음식 레시피를 정리했다. 그는 “음식을 맛있게 하는 비결을 여러 종부들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한결같았다”며 “내 가족에게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고 싶다는 애정이었다”고 했다. 셰프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요리해야 맛있는 음식을 낼 수 있다고 했다.김 주방장은 “신기하게도 요리사들 역시 스트레스받거나 화가 나면 음식에서 제맛이 안 난다”며 “항상 후배 요리사들에게 컨디션 관리를 당부하는 이유”라고 했다.
앞으로는 세븐스퀘어에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계절 음식을 여럿 내놓을 계획이다. 김 주방장은 “해외 유명 레스토랑에는 그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가 많다”며 “그 지역 기후와 풍토에 맞는 식재료가 현지 문화와 만난 음식은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매력 있다”고 말했다. 메뉴를 개발할 때는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주로 얻는다.
그는 “‘어디서 음식을 먹었는데 맛있더라’ 하는 일상 대화에서 메뉴 개발로 발전하는 일이 많았다”며 “특히 젊은 사람과 자주 대화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뵈프 부르기뇽 레시피
김용수 더플라자 세븐스퀘어 주방장이 프렌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선보였던 뵈프 부르기뇽 레시피를 알려줬다. 그는 “갈비찜과 비슷해 밥과 같이 먹어도 일품”이라고 덧붙였다.재료양파 2개, 당근 반 개, 베이컨 3줄, 소고기 사태 600g, 올리브오일 40mL, 버터 20g, 양송이 6개, 다진 파슬리 한 줄기, 밀가루 1스푼, 토마토 페이스트 1스푼, 레드와인 1 +1/2컵, 월계수잎 2장
만드는 방법
양파, 당근, 베이컨, 소고기는 정육면체 형태로 큼직하게 썬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센 불에 고기를 먼저 넣는다. 이때 고기에 밀가루를 묻혀 볶아도 되고, 따로 첨가해도 된다. 고기는 색깔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나머지 재료도 따로 볶아서 준비한다.고기 볶은 냄비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볶다가 레드와인을 넣고 졸인다. 물 또는 육수를 넣고 약한 불로 은근히 졸인다. 바게트, 밥, 파스타 등을 곁들여 낼 수도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