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줄잇는 그림 장터… 1만여점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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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에 아트페어로 눈 돌린 미술계수억원대 거장의 그림부터 몇백만원짜리 젊은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트페어(미술장터)가 서울과 지방에서 잇달아 열린다. 12일 미술계에 따르면 국내 젊은 작가들의 중저가 그림을 취급하는 ‘스푼아트페어’(22~26일)를 비롯해 호텔 객실에서 여는 ‘위드아트페어’(23~26일), 공원에 컨테이너 전시장을 설치한 ‘더 갤러리쇼’(22~26일), 화가들이 주축이 된 ‘대전국제아트쇼’(23~27일), 국내외 110여 개 화랑이 참가한 ‘서울아트쇼’(12월23~27일) 등 다양한 형태의 미술장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 미술 경기침체로 그림값이 20~30% 정도 하락한 상황에서 무려 1만여 점의 작품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미술애호가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젊은 작가 작품 2000점 소개
스푼아트페어 22일 킨텍스 개막
23~26일 호텔 객실서 열리는 위드아트페어엔 1000점 전시
공원에 컨테이너부스 설치…미술품 거는 '더 갤러리쇼' 눈길
내달 초 미국 마이애미 일대서 아트바젤 등 10여개 장터
◆중·저가 작품 위주의 스푼아트페어국내 화랑과 작가들은 2011년 미술품 양도세 부과 이후 삼성미술관 ‘개점휴업’, 정부의 ‘미술품 마진세’ 추진 등으로 미술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자 기획전보다 크고 작은 아트페어를 열어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아트사이드갤러리, 박영덕 화랑 등 국내 40여 개 화랑이 참가하는 스푼아트페어는 오는 22일부터 닷새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펼쳐진다. 휴로인터랙티브와 금산갤러리가 공동 주관한 이 행사는 젊은 미술 애호가층을 흡수한다는 취지로 2015년 시작한 미술장터다. 올해는 교수와 작가, 운송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차 추천, 평론가를 비롯한 심의위원의 2차 심의, 화랑들의 최종 선정 등 3단계에 걸친 ‘픽 앤드 매치(pick and match)’ 과정을 통해 선발된 젊은 작가 130여 명의 작품 2000여 점을 전시 판매한다. 작품 가격은 100호 기준 평균 400만~500만원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다. 이화여대 조형미술대와의 협업전, 예비 엄마들을 위한 태교 음악회 및 미술전, 평창올림픽 미디어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음달 23~26일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아트쇼에는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홍콩 등 10여 개국 화랑 110여 곳이 참가해 국내외 미술품 3000여 점을 건다. 주최 측은 ‘한국미술 블루칩 작가 10인전’을 비롯해 ‘미술평론가 추천 30인전’ ‘아프리카미술전’ 등 다채로운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호텔 객실, 공원서 열리는 미술장터
호텔 객실과 공원에서 미술품을 소개하는 아트페어도 볼거리다. 2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시작하는 위드아트페어는 호텔 객실을 작품 전시장으로 꾸미는 이색 아트페어다. 관람객은 호텔 객실에 전시된 작품 1000여 점을 감상하며 실제 집 거실과 안방에 작품을 걸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와인바를 비롯해 VIP 전용 라운지, 보석과 장신구 판매 코너, 아트상품 매장도 운영할 계획이다.서울화랑협회가 창립을 기념해 22~26일 청담동 도산공원에서 여는 제1회 더갤러리쇼는 컨테이너 부스를 급조해 제작한 전시장에 고가 미술품 1000여 점을 내놓는다. 줄리아나갤러리와 페이지갤러리, 코디갤러리 등 강남권 화랑 30여 곳이 어울렸다. 공원을 산책하며 미술품을 감상하는 색다른 문화여행을 선사한다는 게 박미현 서울화랑협회장의 설명이다.
◆마이애미서 세계 최대 아트페어 축제
해외 아트페어 여행을 떠난다면 미국 마이애미의 미술축제를 놓칠 수 없다. 다음달 5~10일 마이애미 일대에서 ‘마이애미 아트바젤’을 비롯해 ‘마이애미 아트페어’ ‘스코프마이애미’ 등 10여 개의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마이애미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는 미국 남북부 지역, 유럽, 아시아 등 30여 개국 270여 개의 저명한 화랑이 소장품 3000여 점을 풀어놓는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국제갤러리가 참가해 미국 가고시안 등 세계적인 화랑과 판매경쟁을 벌인다. 또 청작화랑과 금산갤러리 등 국내 17개 화랑은 ‘마이애미 아트페어’와 ‘컨텍스트 아트마이애미’에 참가해 현대미술 본거지에 한국 미술을 알릴 계획이다.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최근 30~50대 직장인 사이에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그림에 투자하는 ‘아트테크(art+재테크)’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국내에서만 매년 40여 개의 아트페어가 열려 관람객이 80만 명에 달하고 판매액도 700억~800억원대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