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세요"…단원고 고창석 교사, 동료교사 배웅 속 영면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단원고 고창석 교사가 3년 만에 학교를 찾아 동료 교사들에게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13일 새벽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고 교사의 운구 차량이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고 현관 앞으로 들어섰다.학생들은 등교 전이라 미처 참석하지 못했지만, 동료 교사 30여명이 고 교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 그를 맞이했다.

운구차에서 내린 유족이 고 교사의 영정을 들고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돌자 일부 교직원은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체육 교사였던 고 교사에게 운동장은 학생들과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학생들은 고 교사의 짧은 머리카락이 고슴도치를 닮았다면서 '또치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 교사는 2014년 3월 단원고로 발령받은 지 한 달여 만에 변을 당했다.

유족은 단원고 방문을 마치고 나서 고 교사의 생전 근무지였던 안산 원일중과 원곡중, 상록중을 차례로 방문하고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고 교사의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세월호 참사 때 그의 숙소는 비교적 탈출이 쉬운 5층 로비 옆이었지만, 양승진(미수습자) 교사와 함께 4층 객실 곳곳을 다니며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느라 본인은 정작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초등학생 아들 2명이 있다.앞서 고 교사의 유해는 지난 11일 목포신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곳에서 사흘간 장례식이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