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홀 연속 '버디쇼'…김시우, 힘찬 '부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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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OHL 클래식…15언더파 단독 3위
컴퓨터처럼 정확한 퍼팅 앞세워
우승 6개월 만에 '톱10' 올라
시즌 상쾌한 출발…통산 3승 도전
키자이어, PGA 데뷔 후 생애 첫승

대회가 열린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카멜레온GC(파71·6987야드)는 골프장 이름처럼 날씨가 변화무쌍했다. 악천후로 2~3라운드 경기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선수 대부분은 대회 마지막 날 3~4라운드를 한꺼번에 치르는 강행군을 했다.하지만 김시우는 피로를 잊은 듯 컴퓨터처럼 정확한 퍼팅 감각을 과시했다. 4라운드에서 5번 홀(파5)부터 9번 홀(파4)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버디 쇼’를 연출했다. 정교한 아이언과 웨지 샷으로 컵 3~4m 거리에 공을 올린 김시우는 예외 없이 공을 컵에 집어넣었다. 아쉬운 건 드라이버였다. 14번 홀(파4)에서 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숲으로 사라져 버린 것. 결국 김시우는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PGA 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한 김시우에겐 반가운 성적이었다. 김시우의 우승 이후 이 대회 전까지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6월 기록한 US오픈 공동 13위였다. 지난달에도 세 차례 대회에 출전했지만 77위, 44위, 69위 등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새로운 시즌 초반 높은 성적을 거둔 김시우는 통산 3승 달성을 위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이날 우승한 키자이어는 리키 파울러(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
2015년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2승을 거둔 키자이어는 2015~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뛰었다. 이 대회전까지 개인 최고 성적은 2015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과 지난해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의 준우승이었다. 지난 2월 혼다클래식에서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파울러는 13, 16,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키자이어를 1타 차까지 압박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8m 거리 버디 퍼트가 1m 정도 짧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