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20%, 3분기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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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 영업익 139% 늘어올 3분기(7~9월) 실적 발표 시즌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업종에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주들은 기지개를 켰다. 실적 악화 우려가 이어지던 조선업종도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정보기술(IT)업종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호텔신라·신세계 악조건 속 선전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실적(잠정 집계치)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17곳 중 25곳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영업이익이 10% 이상 많으면 어닝 서프라이즈, 10% 이상 낮으면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본다.기대를 가장 큰 폭으로 웃돈 건 현대미포조선이었다. 올 3분기 65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컨센서스(272억원)를 139.3%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9% 늘어난 규모다. 이 기간 매출(6985억원)은 24.6% 줄었지만 원가 절감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올 한 해 조선업종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기대가 낮아진 것도 어닝 서프라이즈의 요인 중 하나였다. 올해 분할 상장한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 현대중공업 등도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도 깜짝 실적을 냈다. 호텔신라는 올 3분기 3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컨센서스(2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1조672억원)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8%, 17.9%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부진했던 면세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신세계 역시 컨센서스(561억원)보다 30%가량 많은 7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면세점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백화점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