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청와대 수석과 면담… 면세점 특허와는 무관"

검찰, '최순실 재판' 진술조서 공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지난해 3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을 면담한 건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건의하기 위해서였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한 면담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신 회장의 재판에서 신 회장의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지난해 3월11일 안 전 수석을 만나 ‘면세점 특허 탈락에 따른 대규모 실직’ 등 애로사항을 얘기하고 신규 특허를 신속히 추진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안 전 수석을 만난 경위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건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신 회장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평창올림픽을 이용한 경제 활성화 방안이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그 부분은 안 전 수석 소관이라고 해서 이인원 부회장에게 안 전 수석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검찰이 “경제수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묻자 신 회장은 “경제수석이 그렇게 만나기 어려운 사람인가”라며 “제가 만나자고 하면 대통령 빼고 누구도 다 만나려고 하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공개된 진술서에는 면세점 특허에 관한 문답도 담겼다. 검찰이 신 회장에게 “면세점 특허 문제가 청와대 경제수석 관장 업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 않았냐”고 묻자 신 회장은 “면세점 특허가 관세청 주관업무인 줄은 알았지만 경제수석이 관여하는지는 몰랐다”고 답했다. 또 “롯데가 안 전 수석이나 대통령을 상대로 면세점 추가 특허 일정을 최대한 빨리 확정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상황은 맞는데, 면세점 대표가 할 일이지 제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