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IS 격퇴 이후 혼란 더 커진 중동… 미국의 딜레마

미국, 중동 장기전략 논의할 때

'공동의 적' IS 끝장냈지만 이라크·시리아·예멘·요르단 등선
종족간 갈등·빈곤·정부 부패 등 더 큰 재앙적 위협 요인 '돌출'
방치 땐 IS에 재건 기회 줄 수도
일러스트=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거의 격퇴되면서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광범위한 안보전략을 심각하게 논의할 시기가 됐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과 그 가망성 없는 단기 전망을 제쳐두더라도, 이 논쟁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 폭력적 갈등, 동맹, 정치·경제 개혁, 그리고 중요한 도전인 이란 문제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 정부와 이라크 및 시리아에서 IS를 끝장낸 온건파 반군 세력을 지원해 군사 연합을 이끌고 있다. 미국의 해군력과 공군력은 페르시아만을 통한 석유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한다.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는 물론 걸프협력회의(GCC)와 함께 미국은 IS, 알카에다 및 이란에 대항한 지역 방위를 지지한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및 다른 수니파 국가들의 카타르 단교와 같은 연합국 사이의 분쟁을 현명하게 줄여나가려고 한다.그러나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다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확실한 것은 이 지역의 내전을 종식시키고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들을 강화시킬 확실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경제 및 정치 개혁을 진전시킬 중대한 계획이 없다.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예멘, 요르단에서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현재의 딜레마는 가장 심각하다. 동맹국 및 지역 파트너와 함께 일하는 미국이 각각 시도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걸프국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아 이라크에 대한 장기적인 미군의 주둔 및 지원 패키지를 약속해야 한다. 이라크는 수세대에 걸친 전쟁과 실정, 그리고 수년간의 저유가를 겪었다. IS가 점거한 도시들이 대부분 해방됨에 따라 수니파와 시아파 무슬림, 쿠르드족이 참여하는 재건 노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내전으로의 복귀 또는 ‘IS 2.0(IS 세력의 규합)’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이란이 지원한 시아파 군대가 해산되고, 일부는 이라크 보안군에 편입됨에 따라 향후 몇 달 동안 이라크는 이들을 감시하고 억제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란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것은 이라크 내부의 정치적 분열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수드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반의 퇴임으로 쿠르드족과 이라크 간 협력을 회복시키는 외교 정책을 수립할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양측의 영토 분쟁을 끝낼 현명한 정책이 필요하다.시리아 문제에 있어 키워드는 지역주의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당분간 아무 데도 가지 않겠지만, 미국은 그런 ‘괴물’과 일할 수는 없다. 그는 세상의 많은 부분에서 영원히 신뢰를 잃었다. 미국과 동맹국 및 세계 구호단체들은 아사드의 통치와 IS의 간섭이 없는 지역을 확보하고 재건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 일부 지역은 임시 자치구역으로 다뤄져야 한다. 서방은 과거 알누수라 전선으로 알려진 알카에다 연계세력이 활동 중인 이들리브 지역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필요로 한다.

예멘 내전은 중동에 또 하나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가져왔다. 2015년 침공 이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난민이다. 영양실조는 심각하고 광범위하다. 50년 만에 세계 최악의 콜레라 전염병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는 이란과 알카에다, 그리고 아마도 IS에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과 사우디는 유럽과 다른 곳의 외교 파트너들의 지지를 받아 항구적인 평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타협이다. 완전한 군사적 승리는 누구에게도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전국적으로 통합된 정부가 살해를 중단하고 미래의 폭력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인도주의적인 재건 노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미국은 정치 및 경제 개혁을 촉진해야 한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미국의 이상적인 동맹은 아니지만 그 나라의 혼란이나 극단주의 세력보다는 낫다. 그는 이스라엘과 안보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그러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법과 정치적 다원주의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엘시시가 기본적 인권에 대한 의미 있는 제도적 보호장치를 설립하기 전까지 미국의 원조는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의 강력한 지원으로 엘시시 정부는 이 정도 삭감을 견뎌낼 수 있겠지만, 미국의 압력은 이집트의 권위주의로의 후퇴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4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800만 명의 인구에 흡수한 요르단은 새로운 다자간 마셜플랜의 주축이 돼야 한다. 이 용어는 종종 부담 없이 던져지지만, 요르단 정부는 자원의 주된 유입을 돕기에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 중동과 중동인들이 발전하는데 역사적인 투자를 위한 문호가 열릴 것이다. 유럽과 걸프 지역의 동맹국들과 함께 미국은 이 지역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급진적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관심을 낮출 재건 프로그램을 주도해야 한다.

중동에 대한 미국의 중요 전략들은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인들의 재정적 투자, 그리고 중앙정보국(CIA)과 군사 개입 확대(특히 시리아에서)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은행이 파산하거나 미군을 또 다른 장기 전쟁으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원제=A Strategy for the Post-ISIS Middle East

정리=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수잔 멀로니·마이클 오핸론 <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